코로나19 사태로 독일 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2020년 독일의 최대 30개 기업이 상장 등록된 DAX 주식 지수는 큰 변동을 겪어야 했다.
우선 화제가 됐던 변화는 독일 주요 항공사 루프트한자(Lufthansa)의 몰락으로, 32년간 DAX에 상장등록됐던 해당 기업은 6월 22일에 DAX 지수에서 제외되어 중급 기업인 MDAX로 밀려났다. 이는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관광업과 항공업의 침체를 반영한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간신히 연방 정부에게 지분 25%를 허용하여 정부의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어서 현재도 루프트한자는 감원을 위해 노조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루프트한자의 몰락으로 비어있던 DAX의 빈자리를 차지한 기업은 도이체 보넨(Deutsche Wohnen)으로 부동산 기업이다. 독일 최대 부동산 기업으로 Vonovia 다음 순위를 지키고 있던 해당 기업은 이번 이례적인 사태를 통해 독일 최대 기업의 반열에 들었는데, 이 또한 독일의 경제 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독일은 저금리로 인해 투자를 부추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고, 이에 부동산 투자가 늘어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것이 장래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었다. 이런 와중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어려워지고 다른 분야의 투자 리스크가 커지면서 부동산 투자 수요가 증가하게 됐다.
그리고 2020년 6월 22일은 DAX의 명성에 큰 흠집을 남긴 또 다른 사건이 있던 날이었다. Wirecard사는 독일의 전자 거래 서비스로 큰 수익을 창출해 2018년에 DAX에 진출했던 기업이다. 디지털 기술로 성장한 해당 기업은 낙후된 독일 디지털 인프라를 개선하고자 하던 연방 정부의 관심을 받게 됐다. 그런데 2019년 실적 보고를 미루던 Wirecard는 결국 실적을 속여서 보고해온 것으로 밝혀졌고, 정부 인사와의 로비를 통해 정부의 도움으로 동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으며, 여기서 나온 수익의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 회장이 6월 22일에 긴급 체포되고 회계사가 조사를 받았으며, 일부 정부 인사도 조사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Wirecard는 DAX 기업 최초로 파산을 신청한 뒤 8월 DAX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Wirecard의 자리를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가 차지했다. 해당 기업은 한국의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음식 배달이 크게 증가했으며, 그러한 현상을 반영한 사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당 업체의 수익이 근래에 높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순히 DAX 기업 명당 30개를 채우기 위한 섣부른 판단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이러한 여러 혼란으로 인해 결국 DAX의 개혁이 추진되기에 이르렀다. 2020년 11월 24일 프랑크푸르트 증권 거래소에서 주주 총회를 진행한 결과 DAX의 기업 수를 40개로 늘리고 분기별 실적 보고를 30일 이내에 공개해야 한다는 규칙을 새로 도입하게 됐다. 중기업 주식 지수 MDAX에 상장 등록되는 기업 수도 50개에서 60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2019년 12월에 13,249포인트를 기록했던 DAX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하락해 2020년 3월엔 8,441포인트를 찍기도 했다. 그러다 4월부터 상승세에 들어 8월에 12,945포인트로 회복됐다가 10월에 11,556포인트로 급락한 뒤에 다시 12월에 이르러 13,718포인트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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