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Wurst)는 독일의 역사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독일의 대표 음식 중 하나입니다. 독일에는 1,500여개 이상의 소시지가 있으며, 1인당 연간 소비량이 약 30kg에 달합니다. 중세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소시지는 그 역사가 깊어서 독일인들의 일상과 문화에 깊게 뿌리를 내렸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익숙하게 먹는 독일의 소시지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소시지의 유래
독일은 수많은 전쟁으로 황폐해 갔고, 국민들은 늘 굶주렸습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감자 재배가 시작되었고, 감자를 사료로 먹고 황폐한 지역에서도 생존하는 돼지가 대규모 사육되었습니다. 소는 생육 기간이 2년인데 반해, 돼지의 생육 기간은 단 6개월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돼지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되기 시작했고, 소금으로 간을 하면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소시지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전쟁 중에는 소시지를 군용 식량을 확보한 군대가 가장 강력하다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겨울이 긴 독일에서는 소시지가 저장 식품으로 각광받았고, 지역이나 가정에서 독특한 소시지가 발달했습니다.
Wurst의 어원
Wurst는 게르만 조어(Proto-Germanic)인 ‘부르스티츠(wurstiz) = 뒤집거나 꼬아 놓은 것“에서 파생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소시지가 만들어 질 때 고기를 소금이나 향신료와 함께 꼬아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시지“의 어원은 라틴어인 “살수스”(Salsus : 소금에 절이다)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국가에서는 “살수스“와 비슷한 단어로 소시지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 예로는 영어 “Sausage“, 프랑스어 “Saucisse“, 이탈리아어 “Salsicca“, 스페인어 „Salchicha“ 등이 있습니다.
Wurst의 종류
Wurst는 케이싱(Casing)이라고 불리는 녹말, 콜라겐, 동물 창자 등의 재료로 만든 외피 안에 고기내장, 양념, 향신료 등을 채워 넣는 음식입니다. 소시지는 지역의 풍토, 재료, 조리 방식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1. 로부어스트(Rohwurst, 생소시지): 훈제된 소시지를 익히지 않고, 그대로 차갑게 먹습니다. 티부어스트(Teewurst), 메트부어스트(Mettwurst) 등이 로부어스트에 속합니다.
2. 코흐부르스트(Kochwurst, 한번 조리된 소시지): 고기, 간, 혀 등의 내장기관을 먼저 익힌 후, 양파와 허브 등 향신료와 함께 케이싱 안에 채워 소시지를 만듭니다. 대표적인 것이 레버부어스트(Leberwurst)입니다.
3. 브뤼부르스트(Brühwurst, 끓인 소시지): 신선한 고기를 케이싱에 채운 다음 끓는 물에 삶아서 익힙니다.
4. 브라트부르스트(Bratwurst, 구운 소시지): 육즙과 풍미가 가득한 소시지입니다. 그릴에 굽더라도 케이싱이 터지지 않도록 두껍게 만들고, 빵 사이에 넣어 소스와 함께 핫도그처럼 많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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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대표 소시지
1. [튀링겐] 튀링거 브라트부어스트 (Thüringer Bratwurst): 튀링겐에서 생산되는 소시지로 소금,후추, 마조람, 캐러웨이 등의 향신료가 들어갑니다. 크기는 약간 크고 매콤하며, 익혀서 먹습니다.
2.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 부어스트 (Frankfurter Wurst): 양의 창자에 순수 돼지고기를 넣어 만드는 소시지로 가늘고 길며, 대개 삶아서 먹습니다.
3. [뉘른베르크] 뉘른베르거 브라트부어스트 (Nürnberger Bratwurst): 향신료 중에도 후추가 많이 들어갔으며, 작은 사이즈의 구운 소시지입니다.
4. [뮌헨] 바이스부어스트 (Weißwurst): 붉은 색의 질소산화물이나 질산염을 적게 사용하며, 어린 송아지(Veal)를 사용해 만들어서 흰색 소시지로 유명합니다. 과거에는 아침 식사로 많이 먹었고, 교회의 정오 종이 울리기 전에 먹는 것이 관습이었습니다. 뜨거운 물에 삶아 먹으며, 껍질은 먹지 않습니다.
5. [베를린] 커리 부어스트 (Curry Wurst): 2차 대전 이후 한 영국 군인이 카레 가루를 가져왔고, 베를린 소시지 키오스크에서 토마토 소스 위에 카레를 뿌린 것이 시초가 되었다고 합니다. 베를린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입니다.
6. [함부르크] 크낙부어스트 (Knackwurst): 두껍고 짧은 크락부어스트는 마늘향이 강하며, 소시지의 이름 ‘크낙’은 먹을 때 육즙이 나오는 소리를 나타냅니다.
7. [독일 남부] 란트예거 (Landjäger): 건조한 소시지로 육포와 비슷합니다. 보존성이 좋아 상온에 보관하며, 등산이나 하이킹 중에 가지고 다니기 좋은 간식입니다.
Wurst와 관련된 언어 표현
Wurst는 독일어 관용적 표현에도 많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알아 두면 유용한 표현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Das ist mir Wurst. 나는 상관 없어
* “관심이 없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라는 표현으로 Das ist mir egal 과 비슷한 의미입니다.
2. Alles hat ein Ende, nur die Wurst hat zwei. 모든 것은 끝이 있고, 소시지만 두 개일 뿐이야.
*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현입니다.
3. Es geht um die Wurst.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지금이 아니면 못해.
* 직역하면 “소시지에 관한 것이다” 이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거나, 아주 중요한 행동을 취해야 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4. Spiel nicht die beleidigte Leberwurst. 삐지지마, 화난 척 하지마
* 직역하면 “모욕받은/분개한 레버부어스트를 가지고 놀지마” 입니다. 과거 중세사람들은 화 또는 분노의 감정이 간에서 생긴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골이나 있을 때 “그 사람의 간이 모욕 받았다 beleidigte Leber”의 표현을 썼다고 합니다.
5. eine Extrawurst bekommen 편애하다
* 직역하면 “소시지를 더 받았다” 라는 뜻으로 Extrawurst가 편애, 특별 대우를 의미합니다.
세계 각국의 소시지
1. 폴란드 킬바사(Kielbasa):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를 혼합하고, 허브를 가미하여 훈제합니다. 폴란드 외에도 우크라이나,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에서 비슷한 명칭으로 사용됩니다.
2. 프랑스 안두이유(Audouille): 양파, 대파, 후추와 만들고, 스튜나 콩요리에 사용됩니다.
3. 이탈리아 살시치아(Salsiccia): 양파, 마늘 등으로 향을 낸 소시지로 그릴이나 오븐에 구워서 먹거나, 파스타와 피자와 함께 먹습니다.
4. 헝가리 데브레션(Debrecen): 길고 얇은 소시지로 훈연 파프리카를 많이 첨가하여 파프리카 훈연향이 많은 소시지입니다.
- 작성: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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