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극심한 무더위가 찾아오는 날이 손에 꼽힐 정도로 꽤나 선선한 여름 날씨를 유지하던 독일에도 몇 년 전부터 40도 가까운 무더위가 찾아오는 날이 점점 길어졌습니다. 그런데도 독일에서는 여전히 가정집은 물론이고 레스토랑, 상점 심지어 사무실에서도 에어컨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제 독일에서도 에어컨을 사용할 법도 한데 왜 이렇게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리고 에어컨 없는 독일에서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독일인 87%, 지금까지 에어컨 없이 지냈다.
가격 비교 포털 Verivox가 시장 조사 기관인 Innofact AG에 의뢰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정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독일인의 비율은 13%에 불과했으며 87%의 응답자가 지금까지 에어컨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독일인이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42%가 실내 온도가 적절하다고 답했고 41%가 선풍기를 사용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더위를 식힌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에어컨 구매 비용 및 전기료가 높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41%였고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21%였습니다.
에어컨 사용자 중 이동식 에어컨 사용자 비율이 절반 이상
에어컨을 사용하는 사람 중에서도 이동식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 에어컨, 즉 실외기가 따로 분리되어 있는 에어컨을 사용 중인 사람은 43%로 조사되었습니다. 또한 세입자와 자가 거주 중인 사람에 따라 사용하는 에어컨 종류에 차이를 보였는데 에어컨을 사용 중인 세입자 중 72%가 이동식 에어컨을 사용했으며 자가 거주 중인 사람의 49~51%는 이동식 에어컨과 일반 에어컨을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동식 에어컨 선호 이유는 간편한 설치와 저렴한 구매 가격
이처럼 세입자가 이동식 에어컨을 사용하는 비율이 특히 더 높은 것은 일반 에어컨의 설치가 번거롭다는 이유가 가장 큽니다. 일반 에어컨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배관이 집 내부에서 밖으로 빠질 수 있는 구멍이 필요한데 이 구멍이 없을 때는 별도의 타공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구매 가격이 최소 2,000유로 이상이라는 가격 부담도 일반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반면에 이동식 에어컨은 200유로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고 본인 스스로 빠르게 설치할 수 있어 이사가 잦은 세입자는 이동식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동식 에어컨의 연간 전기 비용은 90~290유로로 일반 에어컨은 이동식 에어컨에 비해서 연간 40~60유로 저렴합니다. 이에 따라 이동식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30제곱미터 미만의 작은 방에 설치하고 사용해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전기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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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온도 낮추기 위해 블라인드 내리고 외부 온도 낮은 시간에 환기
한편 여름철 에어컨 없이도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고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열기를 막는 것입니다. 연방환경청에 따르면 창문은 단열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 열이 내부로 침투하기 하기 가장 좋습니다. 특히 큰 창문이 있는 집이라면 그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햇빛이 강한 시간대에는 창문에 설치된 롤라덴이나 블라인드를 내리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집 안에 있는 각종 전기 장치에서 나오는 열도 실내 온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므로 에너지 절약형 전자기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전원 장치는 모두 내려야 합니다. 이 밖에 하루 중 외부온도가 가장 낮아지는 새벽 시간 혹은 이른 아침에 창문을 열어 놓고 시원한 바람이 집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환기하는 방법도 실내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작성: s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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