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범죄자들은 카드 명의자의 승인되지 않은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체크카드)를 도용하는 사례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카드의 데이터를 훔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정교한 불법 복제 계획을 세웁니다. 그중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현금 인출기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일에 15년째 거주 중인 최 아무개(49) 씨는 독일에서 발급받은 대형 은행의 체크카드(신용카드 겸용)를 10년 넘게 사용해 왔으며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2주 전쯤 그의 사전 동의도 없이 갑자기 계좌에서 돈이 여러 차례 빠져나가는 것을 목도했습니다. 부정 결제는 최 씨의 계좌 잔고가 바닥 날 때까지 계속됐으며, 한도 초과 승인 거부와 함께 은행 보안팀의 부정 결제 의심 메시지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는데 1분 단위로 약 200~400유로가 10차례 결제되었다는 메시지를 여러 개 받았습니다.”라고 한인 이주 근로자인 그는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황당하고 놀랐습니다. 10분간 무척 당황했고,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최 씨가 은행 계정에 로그인해 해당 카드를 사용 차단할 때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총 4,000유로가 인출되거나 승인되었습니다. 또한 특이한 점은 카드 결제가 승인된 곳이 전부 일본에 기반을 둔 ‘통신판매업체’라는 것입니다.
의심스러운 현금 인출기
최 아무개 씨는 범죄자들이 어떻게 카드를 도용(복제)할 수 있었는지 추측만 할 뿐입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3일 전 저녁, 평소 이용하던 대형 쇼핑몰 지하의 ATM에서 현금 인출을 시도했습니다. “매달 한번 씩 이용하던 동일한 현금 인출기에 카드를 삽입하고 인출 금액과 비밀번호를 입력하였습니다. 잠시 뒤 현금을 받으라는 메시지와 함께 카드가 빠져나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현금은 배출되지 않았고 연동된 계좌에서도 현금 인출 기록은 없었습니다. 이 행위를 두 번 반복했지만, 현금은 기계에서 배출되지도 계좌에서 인출되지도 않았습니다.”라고 최 씨는 당시 상황을 기억합니다. “해당 카드는 10년간 현금 인출 용도로만 사용했을 뿐 일반 상점 결제나 온라인 쇼핑 수단으로 사용한 일은 없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키밍 범죄자는 아마도 복제된 그의 테이터(신용카드 번호, 만료일, 보안번호)를 확보해 또 다른 사이버 범죄 집단에게 판매했을 수 있습니다.
보안이 철저한 ‘스마트카드’의 광범위한 사용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 신용 카드 스키밍은 여전히 자행되고 있습니다. 고전적 수법의 스키밍에는 신용카드의 검은색 자기 띠에서 정보를 훔치는 장치를 사용하는 행위가 포함됩니다. 대범한 사기꾼들은 종종 대형 쇼핑몰의 ATM에 이러한 장치를 설치합니다. 그런 다음 해당 정보는 다른 범죄자에게 판매되거나 카드에서 돈을 인출하는 데 사용됩니다. 최근 더욱 조직화된 스키밍 범죄집단은 식당의 구형 결제 단말기나 ATM을 조작하여 신용 카드 정보를 얻은 다음 이를 사용하여 위조 카드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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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 차단, 재발급 신청 그리고 환불
모든 예방 조치에도 불구하고 체크카드(신용카드) 사기 피해를 당했다면 침착하게 다음과 같은 신속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 카드 사용 차단
피해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즉시 카드를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해당 은행에 직접 전화하거나 은행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로그인 후 차단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또는 무료 긴급 전화 116 116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해외 통화 시 ‘0049’ 추가/비용 본인 부담)
• 카드 도난 신고 및 재발급 신청
카드 도난 신고는 카드가 도난당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누군가가 카드를 도용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도용된 카드는 폐기하고 이후에도 계속 계좌와 연동된 카드 사용을 위해 재발급 신청을 미리 하는 것이 좋습니다.
• 부정 결제 이의제기 및 환불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드 결제에 부정이 확인된 경우 해당 금액을 전액 환불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독일의 법정 기한은 8주이지만 일반적으로 그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안내를 받게 됩니다.
“피해 발생 후 최초 은행 보안팀과의 통화에서 부정 결제 10건을 보고하였고, 평소와 다른 결제 패턴과 지역(일본)이라 은행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결제 건에 따라 승인 취소 및 환불까지 최대 6개월이 소요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습니다.”라고 최 씨는 당시 혼란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통화 후 놀랍게도 이튿날 아침부터 한 건 두 건 승인 취소 메시지가 날아들었고, 2주가 지난 지금은 계좌에서 빠져나갔거나 승인되었던 일부 금액이 환불되었습니다.” 최근 이역만리 타국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던 최 아무개 씨는 여전히 불안한 마음으로 아직 처리되지 않은 3건의 환불을 오늘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작성: 오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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