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독일 연금보험 협회 회장인 로스바흐는 “현재 독일 연금은 안정적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밝힌 적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에 대해 동의보다는 내가 퇴직 후에 먹고 살 만큼의 연금이 나올 것인지에 대한 의심이 드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2023년 독일 연금 보고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현재로서는 높은 연금 규모
독일 연방정부는 2023년이 끝나는 시점에 연금 총액이 445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연금 총액은 과거의 어느 때보다도 많습니다. 2022년 이 금액은 427억 유로였으며, 그 전년도에는 390억 유로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2020년에는 370유로를 조금 못 미친 것에 비하면 최근 3년간 약 30억 유로씩 증가한 셈입니다. 2023년 독일 연금 보고서에 따르면 이렇게 꾸준히 연금 총액이 증가한 이유는 독일로 유입되는 노동인구의 수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 수는 2023년 3분기 독일의 노동인구는 4,604만 명에 달하고, 최저 임금의 상승으로 인해 연금 납입액도 증가한 것도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2. 연금은 2037년까지 43% 더 증가할 전망
소득의 증가는 연금으로 걷히는 비용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2023년 연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이전 dus도 같은 기간에 비해 연금은 5.4%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독일 연방정부는 2024년에는 은퇴 후 받는 연금이 지금보다 3.5%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보고서는 2037년까지 현재 총액에서 43% 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연평균 2.6% 증가에 해당합니다.
현재 연금 수령액은 독일 평균 급여로 45년간 일을 했을 경우(이하 예시 기준), 매달 평균 소득의 약 48%를 연금으로 받게 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도 연금 수준은 같은 비율인 48% 이상으로 유지되어야 하며, 2025년에는 48%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고 분석하였습니다. 만약 이런 조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연금 수령액은 예시 기준으로 2030년에는 46.9%, 2037년에는 4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3. 수령하는 연금이 떨어지는 이유는?
1970년대 말 연금은 예시 기준으로 소득의 59.8%였고, 1990년에는 55%, 2012년에는 49.4%였습니다. 소득 대비 연금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원인으로 독일 사회의 고령화를 꼽습니다. 노동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하지만, 연금 수급자 대비 연금 기여자의 수가 적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 초 서독을 기준으로 연금 수급자 1명을 6명이 부양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연금 수급자 1명을 2명이 부양해야 하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빗대어보면 대한민국의 미래 연금 상황도 그리 전망이 밝아 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노동인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받을 수 있는 연금 비율은 줄어드는데, 대한민국은 고령화에 저출산이라는 문제가 맞물려있으니, 독일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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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독과 서독 지역의 연금 가치는 2023년부터 동일
독일이 통일된 후, 동독과 서독의 경제적 차이로 인해 연금 가치는 다르게 책정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2023년 처음으로 연금 점수 당 37.6유로의 동일한 연금 가치가 적용되었으며, 이는 오랜 조정 기간 끝에 이루어진 성과입니다. 지난해 조정된 연금 가치로 과거 서독지역은 4.39%, 동독지역은 5.86%의 연금 상승이 이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서독과 동독지역에서 동일한 연금을 받는 연금 수급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서독 연금 수급자는 1,043.9유로, 동독은 1,058.6유로를 받게 된 것입니다.
5. 늦어지는 연금 수령 시기
현행 계획에 따르면 표준 퇴직 연령은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67세로 높아집니다. 2024년 1월부터 1958년에 태어난 모든 노인의 표준 퇴직 연령은 66세로 늘어나고, 그 이후 태어난 인구는 퇴직 연령이 2개월씩 늘어나 2031년에 퇴직연령이 67세로 도달한다는 계획입니다. 45년 이상 일을 한 사람은 조금 더 63세부터 은퇴가 가능했지만, 이는 2029년부터 뒤로 밀려 조기 퇴직 연령이 65세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독일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나중에 소득의 절반도 안 되는 연금을 받는다는 사실은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닐 것입니다. OECD의 여러 유럽국가와 비교를 해보면 이는 더 암담합니다. 네덜란드 연금 수급자의 경우 2021년 기준 총급여의 평균 89%, 그리스는 84%, 이탈리아는 82%, 프랑스는 74%를 받지만 독일은 53%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세금은 다른 국가보다 더 많이 내지만, 연금은 더 적게받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피력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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