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거울입니다. 그래서 각 언어에는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 또는 뉘앙스가 있기 마련입니다. 영화나 시리즈 번역에 한계가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독일만의 독특한 문화와 정서를 알 수 있는 단어는 어떤 것일까요?
Die Schadenfreude(샤덴프로이데), 악의적인 기쁨
대표적으로 독특한 독일 단어는 Schadenfreude입니다. 부상, 피해를 뜻하는 단어 Schaden과 기쁨을 나타내는 단어 Freude가 결합한 것으로 타인의 부상이나 피해를 기뻐하는 것을 뜻합니다. 물론 큰 부상이나 큰 손해를 입은 것에 기뻐할 독일인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 길을 가다가 어딘가에 부딪치거나 실수한 것을 봤을 때 즐거운 감정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이 독특한 단어는 1740년 독일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인근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는 특이함 때문에 주목을 받았고, 심리학적으로도 연구된 단어입니다. 심리학자의 설명에 의하면 이 단어가 지닌 감정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쉽게 경험하며, 어떤 면에서는 정의와 관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즉, 권선징악이나 카타르시스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Das Kopfkino(코프키노), 머릿속의 영화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중에 갑자기 머릿속에서 영화가 재생되면 어떨까요? 대화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뜻하는 단어가 바로 Kopfkino입니다. 이 단어를 사용할 때는 간단한 상상이 아닌, 어딘가 현실과 동떨어져 상세하고 깊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상황을 나타냅니다. 머리를 뜻하는 Kopf와 극장 Kino의 단어가 붙어서 만들어졌습니다.
Der innere Schweinehund(이너레 슈바이네훈트), 내면의 나약함
Schweinehund의 사전적 정의는 멧돼지를 모는 개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치사한 놈과 같은 모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내면을 뜻하는 형용사 inner와 함께 사용되는 이 단어는 어떤 뜻일까요? 바로 내면의 나약함 또는 나약한 자아라는 뜻입니다.
이 단어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민당 지도자인 쿠르트 슈마허(Kurt Schuhmacher)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국가 사회주의가 사람들 안에 있는 나약한 자아에 호소한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나약한 자아를 극복하다(überwinden der inneren Schweinehund)‘는 문장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Die Schnapsidee(슈납스이데), 미친 생각
이 단어는 알코올 한 샷을 의미하는 단어 Schnaps와 생각을 뜻하는 단어 Idee의 합성어입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하는 생각은 평소보다 과감하고 비이성적일 때가 많습니다.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바라보면 됩니다. 술에 취한 사람만 가질 수 있는 생각. 즉, 미친 생각이라는 뜻입니다.
Das Abendbrot(아벤트 브로트), 저녁 식사
독일의 음식 문화를 알 수 있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직역하자면 저녁 빵이 되지만, 실제 의미는 저녁 식사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전형적인 독일 저녁 식사는 보통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에 이뤄집니다. 메뉴도 아침 식사와 비슷하게 치즈와 생햄을 올린 빵 한 조각입니다. 점심은 따뜻한 메뉴를, 저녁은 조리하지 않은 찬 메뉴를 먹는 문화에서 시작된 단어입니다.
이 문화는 1920년대 시작되었습니다. 독일에서 산업 발전이 이뤄지고, 노동자가 늘어나던 시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점심은 회사에서 먹기 때문에 조리된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지친 노동자들은 저녁에 조리할 의지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먹게 되었던 것이 독일의 독특한 저녁 식사 문화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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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Fremdschämen(프램트셰멘), 타인의 수치심
다른 사람을 뜻하는 형용사 fremd와 부끄러움이라는 의미의 schämen이 더해진 이 단어를 직역하면 타인의 수치심입니다. 다른 사람이 한 부끄러운 일이나 수치스러운 상황을 바라본 사람이 겪는 감정에 대한 내용입니다. 즉, 타인의 수치심을 내가 느끼는 독특한 상황을 뜻합니다. 이것은 누군가를 부끄럽게 여기는 것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나와 관계를 맺지 않은 누군가의 수치심도 자신의 감정으로 끌어오는 독특한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Die Erklärungsnot(에어클레룽스노트), 설명이 필요한 상황
설명이라는 뜻의 Erklärung과 필요의 의미를 지닌 Not의 결합인 이 단어. 직역하면 설명이 필요함입니다. 이 단어는 여러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7살 아이가 질문을 쏟아낼 때, 토론이나 싸움 중에 설명하기 어려운 것을 설명할 때, 너무 우스꽝스러워 아무도 일어난 일을 믿지 않을 것 같을 때, 거짓말이 들통난 상황 등에서 사용됩니다. 공통적인 의미는 설명이 필요한 순간, 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울 때를 가리킵니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로는 Erklärungsdruck(설명에 대한 압력)이 있습니다.
작성: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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