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예비 학생들은 종종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대학교와 응용과학대학이라는 기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학 제도에 빗대어 대학교와 전문대학교의 차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대학교와 전문대학교의 위상 차이와 학부 졸업 이후를 생각하면 이는 틀린 설명입니다.
하나의 학문을 대하는 두 가지 방법
과거의 독일의 대학교와 응용과학대학은 분명한 구분이 있었습니다. 이론적인 접근을 원한다면 대학교로 진학하고, 실용적인 기술을 배우고 싶다면 응용과학대학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현실과 괴리되는 이론으로 비판받은 대학교는 점점 실용적인 수업이 늘고,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응용과학대학은 내실을 키우며 보완해왔습니다. 중립적인 위치에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이론 위주는 대학교, 실용성 위주는 응용과학대학이라는 성격은 그대로입니다.
응용과학대학에서도 박사까지 할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지난 2010년 단일 고등교육제도 설립을 위한 볼로냐 프로세스를 통해 응용과학대학은 디플롬에서 학사, 석사 제도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높은 학위까지 생각한 학생은 대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학교에서는 박사 과정을 단독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응용과학대학에서 박사 과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을 제공하는 대학교의 교수와 협업을 통해 가능합니다.
강의와 세미나, 교육 방법의 차이
독일 대학교의 수업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학과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강의로 이뤄져 있으며, 일부 수업에 세미나가 있습니다. 이 강의는 대형 강의부터 소규모 전공 강의까지 규모는 다양합니다. 반면, 응용과학대학에서는 대부분 수업을 세미나로 진행하고, 일반 강의는 드물게 진행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수업이 20~30명 정도 소규모 그룹으로 구성됩니다.
대체로 세미나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부 학과에서는 정해진 시간표대로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이는 학사 수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석사 과정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세미나는 발표와 토론이 많아 언어에 부담이 큰 초기에는 적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교수나 강사와의 소통이 원활하고, 그만큼 수업을 듣는 과 학생들과 친해질 기회도 많습니다.
대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있다
응용과학대학이 동등한 자격을 얻을 수 있지만, 모든 과목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문학 계열, 특히 언어학, 철학 같은 과는 대학교에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법학과 의학도 대학교에서 전공할 수 있는 학과입니다.
나에게 맞는 공부 방식을 위한 학교변경(Hochschulwechsel)
만약 대학교의 수업이 답답하거나, 응용과학대학의 방식보다 이론적인 접근을 원한다면 학교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는 같은 학제로 운영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같은 계열의 학과로만 변경이 가능하고, 이전 학교에서 취득한 학점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각 학교의 신청 시기가 다르고, 일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원하는 학교의 정보를 알아보고, 담당자 혹은 교수와의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학과와 학교 선택, 간편하게 찾는 팁
학교와 학과가 어느 지역에 있는지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Studieren.de에서는 큰 분류로 나뉜 학과 선택, 지역 선택, 학교 방식 선택을 통해 원하는 학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두 선택하지 않아도 결과가 나오고, 작동 방식이 간편한 점이 이 홈페이지의 장점입니다.
재학생의 생생한 리뷰가 궁금하다면 studycheck.de에 방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이 사이트에서는 리뷰 개수와 평점을 기준으로 매년 대학 랭킹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 랭킹이 연구 실적, 취업률과 같은 기준을 적용했던 것 보다 학생 친화적이지만, 객관적인 지표로는 볼 수 없으니 참고만 하길 권합니다.
작성: 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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