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연방하원선거를 앞둔 지난 6월, 주요 정당들은 세부 정책 프로그램을 내놓았습니다. 16년 만에 새로운 연방 총리가 선발되기 때문에, 각 정당의 정책이 특히 더 중요한 때입니다. 6개의 정당에서 내놓은 정책 방향성을 총 6개 파트로 나눠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이를 통해 선거 결과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 및 세금 분야
기민련(CDU)은 기업의 조세 부담을 완화하는 패키지 (Entfesselungspakets) 도입을 제안했으며, 자민당(FDP)은 법인세 부담을 25% 낮추고, 감가상각 조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재산세와 무역세를 없애고, 판매세와 소득세를 올리는 방안을 주장했습니다.
사민련(SPD)는 대기업 자산의 상속세에 대한 최소 실효 과세를 적용하는 방안과 함께 회사 관리자 급여의 세금 공제 제한안을 들고나왔습니다.
녹색당(Die Grüne)와 좌파당(Die Linke)은 다소 파격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녹색당은 중소기업 기존 세액 공제를 대폭 확대, 좌파당은 사업 자산 500만 유로까지 세금 면제 적용을 내놓았습니다.
기민련과 사민련은 구동독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한 추가 세금(Solidaritätszuschlag)에 있어 대조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기민련은 점진적 폐지, 사민련은 고소득자에 한해 유지를 주장했습니다.
고소득자에 대한 기준도 정당마다 크게 차이가 납니다. 사민련은 연 소득 25만 유로(기혼자 50만 유로)를 기준으로, 녹색당은 연 소득 10만 유로(기혼자 20만 유로)를 기준으로 세율 3% 인상안을 제안했습니다.
미니잡 상한선 인상은 좌파당과 기민련이 지지했습니다. 좌파당은 658유로까지, 기민련은 그보다 낮은 550유로의 상한선을 제안했습니다. 사민련과 녹색당은 최저 임금을 12유로, 좌파당은 13유로로 인상하자는 방안을 들고 나섰습니다.
노동법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은 자민련과 독일을 위한 대안에서 나왔습니다. 자민련은 노동 시간을 기존 일 단위가 아닌 주 단위 적용을 제안했으며, 독일을 위한 대안은 근속 기간에 따른 실업 수당을 적용해야 한다 밝혔습니다.
보안 분야
독일 내 보안 분야의 사안은 정당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특히 기민련과 자민련의 의견 차이가 가장 큽니다. 기민련은 공공장소에 더 많은 경찰을 배치하고, 광범위한 보안 카메라 설치를 강조한 반면 자민련은 개인정보보호를 강조하며, 공공장소에서 안면 인식 및 비디오 촬영을 허가하는 보안법 유예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좌파당과 독일을 위한 대안 사이에서는 의무 병역 문제에서 의견이 상이합니다. 좌파당은 국방 예산을 매년 10% 감액 및 모든 해외 임무에서 연방군 철수, 강제 징병 점진적 폐지, 무기 수출 금지 등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반면 독일을 위한 대안은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던 강제 징병제를 재 실시하고, 연방군을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형사책임 연령을 12세로 낮추고,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도 즉시 수감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주장했습니다.
주택 분야
기민련은 2025년까지 150만 호 이상의 신규 건물을 사민련은 매년 10만 호 규모의 사회 주택 건설 추진, 녹색당은 10년 이내에 100만 호의 사회 주택 건설 등을 제안하는 큰 규모의 주택 건설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보조금의 경우 기민련이 외곽 지역과 자녀가 있는 가족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했으며, 독일을 위한 대안은 독일인의 부동산 양도세 인하, 비 독일인 인상과 같은 차별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사민련은 물가 상승률 이상의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법안과 당사자가 이용하지 않을 경우 10년 후 면제되던 건물의 양도소득세 정책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복지 분야
유럽 국가답게 복지 분야는 각 정당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민련과 사민당, 독일을 위한 대안은 자녀가 있는 가족을 중심으로 한 정책 제안이 눈에 띕니다. 먼저 기민련은 자녀가 있는 가정에 면세 한도를 높이는 방안과 양육 수당의 확대 및 강화 의지를 밝혔습니다. 또한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할 경우 총 16개월의 양육 수당을 제시했습니다. 자민련도 마찬가지 입장이며, 특이한 점은 자녀가 법적으로 최대 4명의 부모를 가질 수 있으며, 혼인하지 않은 부부도 입양을 허용하는 정책을 내걸었습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자녀가 태어난 후 3년 동안 부모 혹은 조부모가 3년 치의 순수 임금에 해당하는 양육 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민련과 녹색당은 현 공보험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국민보험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기민련은 세대 연금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국가가 출생부터 18세까지 모든 아동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연금 개선안은 사민련과 녹색당이 48% 수준을 제시했고, 좌파당은 최저 연금 1,200유로 도입과 53% 인상안을 내놓았습니다. 자민련은 연금 키트제 개념을 주장했습니다. 이는 60세에 도달했을 때, 최저 연금액으로 오래 받을 것인지, 더 쌓아 높은 금액으로 짧게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부족한 간호 및 의료 인력 문제는 자민련과 좌파당, 독일을 위한 대안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자민련의 경우 간호 훈련 개혁 및 기존의 엄격한 하한 폐지를 주장했으며, 좌파당은 지나치게 자본 위주화된 의료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을 굳혔습니다. 또한 간호 인력의 기본급을 500유로 추가해야 한다 밝혔습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재택 치료를 우선으로 하며, 단기 요양 시설의 자금은 장기 요양 보험으로 조달하고, 단체임금협약을 통해 간호 인력의 임금 평준화와 할증료 도입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환경 분야
정당의 정체성에 맞게 녹색당의 구체적인 정책이 돋보입니다. 녹색당은 지구 온도 상승을 최대 1.5도 제한해야 한다 밝히며, 사회 생태학 분야에 연간 500억 유로 투자와 운송 및 난방 부분의 CO2 가격을 톤당 60유로(현재 25유로)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03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규 등록을 금지하고, 연 소득 3만 유로 이하의 근로자는 전기차 전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또한 2030년까지 100%의 전기를 신재생 에너지에서 조달하고자 하며, 석탄 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가속할 방침입니다.
기민련의 정책은 기존 환경 정책을 그대로 따르는 입장이며, 사민련은 이보다 조금 앞서 있습니다. 2045년까지 완전한 기후 중립국에 속하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65% 감축을 목표로 합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기존 환경 및 기후 변화 문제를 전면 부정하며, 독일이 모든 환경 및 기후 변화 보호 기구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권 분야
인권 분야에서의 특이 사항은 독일을 위한 대안입니다. 유일하게 생물학적 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또한 이슬람이라는 주제를 약 200페이지 정책 프로그램 중 10%에 해당하는 20페이지를 할애해 별로도 다루고 있습니다.
녹색당과 좌파당은 여성과 소수자 문제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사민련은 이민자의 사회 통합 문제와 지원 방안, 각종 범죄에 노출된 여성의 안전을 지원하는 정책에 더 적극적입니다.
작성: 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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