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선진국 중에서도 세금을 많이 내는 나라에 손꼽히는데, 다가오는 7월에 사회 보장 분담금(Sozialabgaben)이 더 오를 예정입니다. 사회 보장 분담금이라 함은 소득이 있는 모든 근로자가 독일 시민법에 따라 월급의 일정 비율을 사회보장제도를 위해 내야 하는 금액인데요. 이를 통해 독일의 복지(질병, 사고, 노후, 최저생활 보존)에 쓰이는 돈을 말하며 연금, 실업급여, 공보험, 개호보험(Pflegeversicherung, 노인이 되었을 때 돌봐주는 복지)에 쓰입니다. 이번 사회 보장 분담금의 인상으로 연방정부는 약 66억 유로를 추가로 거둬드릴 예정입니다.
1. 아이가 없다면 더 많은 사회보장금을 내야 한다.
7월 1일부터 자녀가 한 명 있는 근로자의 사회 보장 분담금은 3.05%에서 3.4%로 0.35% 상승합니다. 반면 자녀가 없는 직원의 경우 기존 3.4%에서 4%로 0.6% 더 내야 합니다. 사회 보장 분담금은 기존 방식대로 고용주와 직원이 나눠서 내지만, 총 내야 하는 분담금은 자녀 유무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없는 사람이 세전 월급을 5,000유로 받았다면, 이전 90유로를 지불했던 분담금이 7월 1일부터는 115유로(이전 대비 25유로 상승)로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자녀가 한 명 있고 같은 월급을 받는다면 이전에 75유로의 분담금이 85유로(이전 대비 10유로 상승)가 됩니다. 아이가 두 명 이상인 가정은 25세 이하의 자녀에 대해 1명당 약 0.25%의 사회 보장 분담금이 낮아지게 됩니다.
2. 독일은 이미 세금을 많이 내는데… 또…?
독일 근로자들은 이미 다른 국가보다 더 많은 세금을 냅니다. 이러한 통계는 OECD의 연구 결과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OECD 국가를 기준으로 자녀가 없는 근로자의 세금 부담률은 평균 38%로 OECD 회원국 중 2번째로 높습니다. OECD국가의 평균이 24.7%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독일 근로자의 세금 부담률은 굉장히 높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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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득과 상관없이 모두가 똑같이 지불해야 하는 사회 보장 분담금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같은 월급을 받더라도 실질 소득은 감소했는데, 이번 사회 보장 분담금의 인상으로 이 세금 제도에 대한 불합리함을 질책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내는 세금은 크게 사회 보장 분담금과 소득세,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총 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소득세보다는 사회 보장 분담금의 비율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없는 싱글인 경우, 소득의 약 38%를 세금으로 지출하는데 이 중 약 20%는 사회보장 분담금으로 지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득이 2,000유로라면 그중 400유로를 사회 보장 분담금으로 지불하고 1,600유로가 남습니다. 반면 소득이 5,000유로라면 그중 20%인 1,000유로를 내야 합니다. 똑같은 20%의 세율이지만, 사회 보장 분담금은 소득에 따라 비율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더 큰 지출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4. 그래도 비교적 잘 발달된 독일의 복지 정책
소득 수준에 따른 사회 보장 기여금 분배 비율은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이렇게 사회복지에 쓰이는 금액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큽니다. 유럽 연합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은 매년 GDP의 약 20%를 사회복지에 씁니다. 이 수치는 EU전체 국가로 보았을 때 평균 이상에 속하며 핀란드, 프랑스, 덴마크,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웨덴 다음으로 사회복지에 신경 쓰는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소득에 따라 이뤄지는 사회적 재분배 역시 저소득층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회 보장 분담금 역시 세금의 재분배로 보완하려는 노력이 보이기도 합니다.
저소득층의 하위 10% 이하는 세전 소득금액의 약 66% 상당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이는 소득이 높아질수록 사회적 소득 재분배가 공정히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소득 재분배 방식은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올라서기 위한 발판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동기부여를 없애는 원인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소득이 늘면 기존에 받던 경제적 혜택이 없어지게 되어 소득은 늘어도 손에 쥐는 돈은 되려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회 보장 분담금 인상에 대한 독일인의 의견은 언제든 사회적 보살핌이 필요할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복지 국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는 의견과 독일 사회의 일부가 아닌 사람에게 무임승차를 허용하는 결정이라는 의견, 이렇게 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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