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아이들은 놀이터를 가장 자주 가지만 그 외에는 자연사 박물관과 과학 박물관, 동물원을 많이 간다.
아이들은 환상의 캐릭터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곳 보다는 살아있고, 살아있었고, 실제적으로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것을 보고 만져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우리가 둘다 좋아했던 조금 특별했던 곳을 에피소드 식으로 소개해 본다.
Naturpark Altmühltal : 화석채집장 (바이에른, 독일)
시조새의 화석이 유일하게 발견된 곳으로 유명한 화석 채집장이다.
11월의 어느 일요일, 다른 날과 같이 우리는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나왔다.
성당 앞에서 동네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옆에서 기다리던 강민이가 뭔가를 발견했다. 그저 심심해서 바닥의 돌을 열심히 쳐다본 건데 아주 특이한 돌을 찾아내었다.
그것은 내가 어릴 적에 교과서에서 봤던 암모나이트 화석이 박힌 돌이였다.
우와! 이거 공룡 시대에 있던 화석인데!! 어떻게 된거지?“
마침 공룡을 좋아하는 강민이도 아주 신이나서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크게 알려주고 보여주었다. 뒤쪽에서 90세 정도로 되어 보이는 한 할머니께서 다가오시더니 말씀하셨다.
그렇단다.. 이건 공룡시대에 있던 진짜 화석이 맞아. 중생대 쥐라기 시대에 같이 살았던 생물이지. 우리 독일에서, 그것도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아주 많이 나왔지. 지금도 너가 가서 찾아낼 수가 있단다.
뭐라구요? 이런 믿기지 않는 이야기라니? 우리 둘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반짝거리는 눈으로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당장 가자! 빨리 가서 찾아보고 싶어!”
동네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정보부터 찾아보았다. 잘 모르는 곳에서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물어보고 자료를 받아오는 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외지를 여행하고 살아보면서 강민이가 깨달은 지혜다.
자료를 찾아보니 자동차로 25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화석박물관이 있다는데 그 옆 어딘가니가 보다. 바로 떠나려고 보니 지금은 추워서 문을 닫았고, 4월에 오픈한다고 한다.
따뜻한 4월이 되었다. 우리는 차를 렌트하고 화석을 캐러가자! 떠났다.
1인당 3유로(한화 3900원)을 내면 망치와 끌을 준다. 그게 끝이다.
조금 더 걸어가니 깎아지른 절벽 아래 사람들이 군데군데 모여 앉아있다. 광활한 지구의 속살을 파내고 있는 모습이였다.
흰색의 땅인데… 석회석인가?
땅을 깨트리다 보면 얇은 몇 겹이 잘라지는데, 그걸 끌을 끼고 갈라보면, 고대 화석을 찾을 수 가 있다. 이 작업이 단순한데 은근 재밌다. 보물이 나올 것 같은 여기저기를 본인만의 촉을 따라 다니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우리는 3시간 정도 열심히 땅을 두들기고 갈라보고, 절벽도 깨보고 완전 빠져들었다. 그 결과, 작은 보물들을 얻게 되었다.
망치와 끌을 반납하면서 우리의 보물들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고대 최초의 불가사리 화석과 불명확한 바다생물의 똥( 고대의 똥!), 망간이 스며들어가 만들어진 나무모양의 흔적이라고 알려주셨다. 크리스탈이 박힌 돌도 많이 찾았다.
공룡의 화석은 못 찾았지만, 그래도 뿌듯하고 좋았다. 몸과 뇌가 같이 움직여야 보람을 느끼는 모양이다.
이곳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좋은 곳인 게 분명하다.
1. 무언가 열심히 찾아내는 일
2. 자연에서 자유로운 활동
3. 아무렇게나 깨고 부셔도 괜찮은 곳
3. 돈 주고 사는게 아닌 스스로 찾아낸 보물
4. 가족과 함께 응원해주고 축하해주고, 도와주고 같
- 작가: 이연재/기획자
독일과 한국에서 놀이터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쉬고 노는 곳을 연구합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 본 글은 이연재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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