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의 사각 코너를 버젓이 점령한 발 8개 달린 작은 괴물은 집주인을 조롱하듯 어느덧 옷장까지 침투합니다. 특히 기온이 내려가고 습한 독일의 가을이면 거미들은 따뜻하고 건조한 집 내부의 깊숙하고 어두운 곳으로 집단 이주를 단행합니다. 매번 몰아내도 금세 우리 보금자리를 불법 점거하며 아이와 아내의 비명을 수시로 유발하는 그 종류도 다양한 거미. 극단적 조치 없이 우리와 거미에게 무해한 가장 효과 좋은 퇴출 방법을 소개합니다.
살생 없이 거미를 집 밖으로 퇴출하는 방법
동물 전문가에 따르면 독일의 토종 거미 대부분은 무해합니다. 또한 유능한 해충 사냥꾼인 거미는 집 안의 파리나 모기를 잡으며 방충 도우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합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불법 점거가 불편하다면 죽이지 말고 집 밖으로 몰아낼 것을 전문가는 조언합니다. 외부로 쫒겨난 거미는 불평 한마디 없이 창틀과 문밖에 촘촘한 덫을 놓고 포진하며 각종 해충의 집 안 침투를 차단합니다.
인체 무해한 거미 퇴출용 천연 재료와 사용 방법
◾ 민트 오일 Minzöl
거미는 확실히 냄새에 민감한 곤충이나 해충이 아닌 어엿한 동물입니다. 특히 ‘라벤더 향’은 거미 퇴출에 가장 효과가 좋다는 오랜 믿음이 독일엔 있습니다. 그러나 Journal of Economic Entom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민트 오일‘이 거미 억제에 가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민트 오일은 거미 퇴치 효과가 연구로 입증된 거의 유일한 향유입니다.
– 물에 소량 희석된(9:1) 천연 민트 오일 스프레이를 집 모서리 구석구석 살포하면 대다수의 거미는 정착지를 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 민트 향은 1~2주면 증발하기에 수시로 살포하여 거미 서식의 불모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 젖은 천에 희석된 민트 오일을 묻혀 천장이나 침대 밑 모서리를 수시로 닦아 내는 것도 거미 퇴출에 도움이 됩니다.
– 민트향은 벼룩을 몰아내는데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으깬 밤 Kastanie
독일에서도 ‘밤’은 가을과 겨울이 제철입니다. 생밤의 상큼한 향은 인간의 식욕을 자극하지만, 거미에겐 악취인 듯합니다. 연구진의 실험에 의하면 거미는 확실히 밤 냄새에 반응하며 밤으로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집니다. 밤의 어떤 성분이 거미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연구 성과는 없지만 시도해 보는 것이 나쁠 건 없습니다.
– 으깬 밤의 향은 더욱 강렬하여 거미에게 더욱 자극적입니다.
– 깨진 밤 조각을 창문틀, 현관 앞, 소파나 침대 아래 등 거미가 잠복하기 좋아할 만한 모든 장소에 놓습니다.
– 구석구석 분배된 밤의 교체 주기는 한 달입니다.
– ‘밤나무 오일 Kastanienöl’을 이용해 천연 스프레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밤나무 오일 스프레이 역시 독일의 오래된 거미 퇴치 민간요법 중 하나입니다.
◾ 식초 Essig
식초의 시큼한 향은 거미의 후각에도 충격적인 자극을 선사합니다. 물에 희석하여 정기적으로 집 안에 뿌리면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가장 간단한 민간요법은 효과는 좋지만, 특유의 냄새로 기분 좋은 해결책은 아닐 수 있습니다.
– 물에 희미하게 희석된 식초 스프레이들 집 안 어두운 구석과 거미가 외부로부터 침투할 만한 틈새에 뿌립니다.
– 주기는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 반복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레몬 조각
실제로 오렌지, 레몬, 라임과 같은 과일은 식초와 같이 효과 좋은 거미 방지제입니다. 역시나 열매의 강렬한 향은 거미에게 자극적인 듯합니다.
– 조각난 레몬을 요소요소에 배치합니다.
– 레몬이 마르면 즉시 교체해야 하며 온도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교체 주기는 2~4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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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내부 침투 원천 봉쇄하기
◾ 방충망 유지 보수
열린 창틈이나 미세한 방충망의 구멍을 통해 거미는 집 내부로 끊임없는 침투를 시도합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고 습해지는 가을에 더욱 심해집니다. 모기, 파리, 말벌의 극성스러운 계절이 지나갔다고 방심은 금물입니다.
◾ 집 밖 정원이나 테라스에 거미 서식지 만들기
어쨌든 해충 퇴치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동물인 거미를 집 안에 둘 순 없지만, 밖으로 유인하여 집 주변 방충은 물론 집 내부 침투를 최소화 할 방법이 있습니다. 작은 나무나 돌 더미를 외부에 쌓아 거미에게 아늑한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각종 벌레나 해충 등에도 훌륭한 쉼터를 제공하는 이 공간은 거미에게 풍성한 먹이를 제공하는 최상의 서식지입니다. 다만 거미의 임시 숙소가 집 벽이나 창문에서 가까우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 밝은 실외 조명 끄기
거미는 물론 각종 벌레를 집 앞으로 초대하지 않으려면 실외 조명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불필요하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조명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덜 밝을수록 더 적은 수의 거미와 해충을 유인합니다.
◾ 청결 또 청결
꼼꼼히 구석구석 매일 청소되는 집은 확실히 거미에겐 빈곤한 거주환경입니다. 날거나 기어 다니는 벌레를 찾아 집 안 구석을 헤매는 거미에게 식량 조달이 불가능한 환경이라면 스스로 삶의 터전을 버리고 옆집으로 이주할 것입니다.
거미는 인간에게 유해할까요? 무해할까요?
독일의 가정에서 가장 자주 목격되는 대표 거미는 털이 무성한 집 거미 Hauswinkelspinne, 긴 다리의 떨림 거미 Zitterspinne, 긴 다리와 뚱뚱한 몸통의 추수꾼 거미 Weberknecht입니다.
이들은 물론 독일에 서식하는 토종 거미 대부분은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모든 거미는 독을 분비하지만 작은 먹이를 마비 시키는 극소량이며, 지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인간의 피부를 뚫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집안의 거미는 해충 박멸은 물론 평균적으로 실내 기후가 너무 건조하지도 너무 습하지도 않다는 긍정적 신호입니다.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티는 거미를 집 밖으로 몰아내고자 한다면, 직접 손으로 잡거나 진공청소기 대신 아래의 이미지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작성: 오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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