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독일의 중고차 시장만 보더라도 한국은 누적 거리 10만 킬로가 넘으면 구매하기 꺼려지는 차량으로 여겨지지만, 독일에서 10만 킬로에 도달한 많은 중고차는 여전히 멀쩡한 차량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상은 10만 킬로가 넘은 차량이더라도 검증된 품질이 뒷받침되고 있고, 소비자 역시 이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독일에서 내구성으로 유명한 차량은 어떤 것들이 있고 무슨 기준으로 내구성을 판단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또 더나아가 요즘의 차량 교체 트렌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독일에서 가장 멀리 달린 좀비 자동차는?
어린아이들을 태우고 여행을 다니고,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자동차는 가족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가장 소중한 수단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잘 고장 나지 않고 내구성이 강한 자동차(Zombie Auto)는 어떤 종류, 어떤 모델일까요? 아래는 잘 고장 나지 않는 좀비 자동차 상위 10개를 평균 주행거리와 함께 나열해보았습니다.
대망의 1위는 VW 사의 비틀로 과거 비틀이 광고했던 문구처럼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린다”라는 슬로건에 가장 걸맞은 순위를 보여주었습니다. 과거 VW 사의 내구성은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요즘의 VW 엔진 내구성은 터보 디젤 엔진의 평균 수명이 200,000km 라고 밝힌 것처럼 과거의 내구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Mercedes의 모델들은 전체적으로 강한 내구성을 보이며 230 또는 300 모델은 이미 내구성 측면에서 검증된 차량입니다. B180 역시 오랜 누적 거리를 자랑하는 차 중 하나입니다. Ford Fiesta는 단순하고 견고한 엔진, 저렴한 부품수급으로 Fiesta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앞서 살펴본 독일에서 가장 오래 달린 자동차들은 대부분 클래식 차량으로 현대식 첨단 기술이 가미된 차량보다 더 나은 내구성을 보여줍니다. 지금 생산되는 차량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복잡한 기술과 장치, 센서가 탑재되어있어 과거보다 내구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2. 내구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기준, 주행거리 20만 km!
내구성이 강한 차를 선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 중 하나는 20만 km가 넘은 차종의 중고차 거래 현황입니다. 즉, 20만 km 가 넘었지만 중고차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면 이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내구성을 인정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 지표에 따르면 볼보, 아우디, 그리고 메르세데스의 차량이 다른 차량보다 내구성이 강한 브랜드로 보입니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볼보 V70 모델 중 주행거리가 20km 이상인 차가 무려 82%에 달했습니다. 그다음으로 1997년식 메르세데스 벤츠의 E-Class 또한 매물의 약 80%가 20만 km를 달성했음에도 거래가 되고 있었습니다. 아우디 차량(A8, A6, A6 Allroad, A4)의 대부분 모델도 20만 km를 넘은 매물이 약 50%를 넘기면서 브랜드 전반적으로 내구성이 좋다고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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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차량 교체 주기와 트렌드
독일에서 차량을 고를 때는 한번 사면 고장 안 나고 쭉 탈 수 있는 차량이 1순위였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점점 더 진보되는 기술이 가미된 차를 타면서 느끼는 만족도가 차량을 고르는 1순위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한국과 독일 양국의 차량 교체 트렌드 역시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차량을 교체하려는 욕구가 반영되어 차량 교체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차량 디자인이 페이스리프트가 되는 3년(주행거리 5만 킬로미터)마다 주기적으로 차량 교체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새로운 핸드폰이 출시되면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소나타, 아반떼처럼 이름은 같지만, 완전히 새롭게 변하는 자동차 디자인으로 인해 차를 구매한 지 3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구식’ 디자인으로 느껴지도록 하는 한국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과 사회적 심리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독일도 젊은 세대일수록 차량 교체 주기가 기성세대보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자동차 마켓인 mobile.de의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만 18세~29세 사이에는 약 5년 반 이내에, 만 30세~39세의 운전자는 약 6년 반 이내에 다른 차량으로 교체한다고 조사되었습니다. 첨단 기술을 소비하는 형태의 트렌드가 독일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독일의 차량 리징마켓에도 반영되어 차량을 소유하기보다 최신 차량을 빌려서 쓰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한 번에 목돈을 들이지 않고, 매달 300유로 정도의 금액으로 최신 BMW를 몰 수 있는 리징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소유할 필요가 없고, 언제든 원하는 차종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내구성’은 더 이상 차량을 고를 때 가장 우선으로 봐야 할 조건이 아닙니다.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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