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의 연애, 독일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거의 금기시된 사내 연애는 독일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독일 직장인의 42%는 사내 연예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독일 사람들은 사내 연애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어려움을 안고 있을까요. 또한, 이 사실이 알려졌을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을까요?
42%는 직장 동료와 데이트를 한 적이 있다
독일의 한 여론조사 기관인 원폴(OnePoll)에서 지난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사내 연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중 42%가 동료와 한 번 이상 데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응답자의 26%가 사무실에서 연애를 시작했고, 32%는 키스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즉, 독일 내에서도 사내 연애는 흔하게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 설문조사를 통해서 또 하나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사내 연애의 어려움입니다. 해당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45.5%가 사내 연애를 비밀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으로는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는 것으로 총 39%를 차지했습니다. 27.5%는 동료의 소문이나 험담을 두려워했고, 23.2%는 근무 시간 중 스킨십을 참는 것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0.8%를 차지한 이유는 바로 사내 연애 중 이별 후 함께 근무하는 것입니다.
동료 간의 사적인 관계, 자유롭게 허용
지난 2005년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 월마트가 독일에 들어오며 사내 연애를 금지하는 사칙을 내걸었습니다. 이에 대해 독일 뒤셀도르프 고등노동법원은 이 사칙이 독일 기본법 제2조 1항의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즉, 독일에서 연애 및 사랑은 사적인 부분이며, 회사나 상사가 이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근무 시간에 애정 행각은 절대 금기
사내 연애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어떤 관계이든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하며, 팀 내에 불화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근무 시간 동안 사적인 메시지를 보내거나 이메일 내에 애칭을 사용하는 것, 사내에서 스킨십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공개 연애를 시작했다면, 보는 눈이 많아지므로 이에 대한 각별히 주의를 요합니다.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서로의 직급 차이가 명확할 때입니다. 연애 중이라는 사실 때문에 팀 동료를 차별 대우하거나 특별 대우한다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칭찬하거나 급여 인상, 승진 등에 대한 이유를 투명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이 룰을 지키지 못해 해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2021년 10월에 해고된 빌트지 편집장 율리안 라이셀트(Julian Reichelt)의 사례입니다. 그는 사내 연애 과정 중 자신의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해고되었습니다.
사내 연애, 비밀로 하는 것이 나을까
연애 사실을 알릴 것인지는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되도록 알리는 것을 권합니다. 특히 소규모 회사일 경우 더 빨리 알릴 것을 권합니다. 그 이유에는 첫 번째, 비밀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동료가 비밀 연애를 알게 되었을 때, 불필요한 소문이 생겨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귀는 즉시 밝힐 이유는 없지만, 견고한 관계가 되었다고 합의가 되었을 때는 상사나 팀 동료에게 알리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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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을까
직장인에게 중요한 휴가. 한 팀에 근무하며 또는 한 회사에 근무하며 함께 휴가를 떠나는 것도 가능할까요? 원칙적으로는 금지할 수 없습니다. 사내 연애는 금지의 이유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부서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두 사람이 함께 휴가를 떠나 대체자를 구할 수 없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한해 회사는 두 사람의 휴가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회사 운영 및 근무 상황에 있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함께 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될 수 없습니다.
헤어지거나 나쁜 소문이 돌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애는 이별로 끝나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에 감정이 실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입니다. 만약 감정 조절이 어려워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면 상사가 개입할 수도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면, 이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을 넘어서 한 사람이 악의적으로 나쁜 소문을 퍼뜨릴 수도 있습니다. 혹은 복수하기 위해 개인사를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상사나 경영진을 만나 소문에 대해 솔직하고 공개적인 진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이야기를 퍼뜨린 상대와 공정하게 대면할 수 있도록 자리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사내 연애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5가지 조언
- (소규모 회사일수록) 사내 연애를 상사에게 빠르게 알리기
- 사내에서 파트너와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다투지 않기
- 사내에서 과도한 신체 접촉 삼가기
- 관계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득하거나 권력 남용하지 않기
- 이별 후, 둘 사이의 사적인 사실이나 감정을 회사에 알리지 않기
작성: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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