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8개월의 B1시험을 위한 인터그라치온 코스를 마쳤다. 마치자마자 그 주 토요일에 시험이 있었다. 나라에서 지원을 받는 친구들은 학원에서 알아서 자동으로 시험이 신청이 되지만, 나는 보조를 받지 않기 때문에 따로 사무실에 들러 시험을 신청했다. 신청을 하면 그 자리에서 신청 영수증과 언제까지 캔슬이 가능하고 이런 내용들이 적혀 있다. 시험비는 100유로 정도이고 시험보기 한달전까지만 돈을 입금하면 되었다. 물론 캔슬도 한달전까지 언제든지 가능했다.
시험보기 한달전에 시험 확인서와 안내서류를 주면서 개인 정보 등과 관련된 싸인을 했다. 시험시간, 시험 장소, 준비물 등이 자세히 나와있었다. 준비물은 연필이나 샤프, 지우개, 신분증을 준비해야 한다.
시험 보는 날, 오전 10시.. 대충 몇시에 끝날지 감이 오질 않았다. 듣기 25분, 읽기 45분, 쓰기 30분, 말하기 16분 이라는데, 기다리다가 3시간이 걸릴지 4시간이 걸릴지 감이 오질 않았다. 내가 공부했던 그 학원에서 시험을 봤고 시험관은 다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인정받은 다른 학원의 선생님들인 것으로 예상이 된다. 왜냐면 수업중에 나의 선생님이 자기도 종종 토요일에 다른 시험의 시험관으로 참석을 한다고 했었다.
시험이 10시 시작이라 9시 30분에 도착하고 내 신분증과 지우개와 연필을 제외하고는 어느 것도 교실로 갖고 갈 수 없다. 핸드폰도 어느 박스에 다 담아둔다. 심지어 지갑과 필통도 안 된다. 답의 표기는 무조건 연필과 샤프만 허용이 되고 펜은 안 된다. 음료수는 들고 갈 수 있고 마스크는 무조건 하고 있어야 했다. 답답해도 어쩔 수 없다. 대신 말하기 시간에는 시험관이 모든 문을 열어 두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답답하면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고 말했다. 나와 내 짝꿍은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했고 그러고 보니 나와 그 친구의 거리는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완전 가까이 있었다. ^^;;;;;; 이런..
내가 배운 곳에서 시험을 보게 되면 장점이 파트너가 나와 가깝거나 친한 친구로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짝꿍은 나를 너무 편하게 해줬고 오히려 그 친구가 옆에 있어서 마음이 편하기까지 했다.
나의 따끈따끈한 B1시험 리뷰와 피드백
1. 시험을 보기 전에 꼭 문제 풀이집을 한권이라도 다 풀어보고 가는 것이 좋다.
문제집에는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파트별로 어떤 형식의 문제가 나올 것인지 계속 연습을 시켜준다. 그래서 시험 시간에 이런 문제가 있었어? 하며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책에 13개 정도의 챕터들이 있는데 각 챕터들안에 중요한 주제들과 단어들이 있고( 물론 단어들이 굉장히 많지만) 그 단어들을 완벽히 외우면 좋다. 만약 평소에 단어를 외우지 않았다면, 이 책 한권이라도 모든 단어를 외우기를 추천한다.
2. 학원을 꼭 다니고 시험을 봐야 할까?
인터그라치온 코스를 정말 열심히 다닌 나의 경험을 비추어보면 꼭 다니라고 추천하고 싶다. 종종 지인들 중 시간이 없는 분들은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고 시험을 보는 분들이 있는데, 학원을 다니게 되면 정말 차근차근 기본 문법부터 배울 수 있다. 진도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멈추거나 늘어져 있을 수 없다. 결국 그 시간 내내 독일어만 듣고 말하고 배우고 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독일어가 많이 익숙해 진다. 바쁜 분들의 경우 저녁시간에 수업을 듣게 되면 몸은 피곤하지만 배움에 대한 리프레쉬도 할 수 있고 장점이 굉장히 많다.
3. 듣기는 집중력 싸움
듣기는 우리 일상생활의 대화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단어들이 없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이 집중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예를 들어 독일어의 대화가 나오고 있는데 듣는 중에 문제를 읽든지 아니면 듣는 중에 이해가 안되는 단어를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생각을 하고 있다가 뒤에 나오는 모든 대화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주로 듣기는 대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집중해서 잘 들어야 답을 할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오기 때문에 어느 대화라도 놓치게 되면 답을 확실하게 고를 수 없다. 그래서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문제에 해당하는 듣기가 나오기 전에 재빨리 문제와 보기들을 읽고 머리에 담아두고 듣기가 시작이 되면 문제를 아예 보지 않았다. 그리고 들으면서 짧게 메모를 하면서 들었고 그렇게 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80프로의 대화에 집중을 할 수 있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답도 제대로 고를 수 있게 된다. 꼭 듣는 중에는 문제를 보거나 딴생각을 하지 말기를!!! ^^
4. 읽기는 단어만 알면 쉬워요~
읽기는 무조건 단어 싸움이다. 문장도 그리 길지 않고 집중하는데도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지문의 반 이상의 단어를 이해를 못하면 그 지문에 해당하는 문제들은 끝이다. 무조건 단어 싸움. 꼭 단어를 많이 많이 외워두시기를~
읽기에 다섯 챕터가 있는데, 마지막 챕터는 꼭 문법이 나온다. 긴 지문이 나오고 군데군데 빈칸이 있다. 만약 문법 또한 어렵다면 이 지문에 해당하는 6 문제는 다 틀릴 수 있다. 기본적인 문법도 또한 중요하다.
5. 쓰기는 대체로 쉽다.
평소에 업무나 집안일, 아이들의 일들로 짧은 메시지와 계약들의 취소나 문의를 독일어로 써왔던 사람들이라면 정말 쉽다. 나에게는 쓰기가 가장 쉬웠다.
6. 말하기 – 당혹스럼움의 연속
말하기에는 주로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첫파트는 자기소개, 두번째 파트는 주어진 사진을 보면서 설명하는 것이다. 마지막 파트는 내 짝꿍과 어떤 이벤트나 주제에 대하여 토론을 하는 것이다.
자기소개는 너무 간단하다. 미리 작성해서 달달 외워 가서 나 혼자 주저리주저리 말을 하면 된다. 하지만, 내 예상외로 시험관 선생님들이 질문을 많이 했다. 이렇게 질문을 많이 할 줄이야. 당황스러웠다.
내가 달달 외웠던 자기소개가 끝나자 시험관은 “ 응.. 잘했어. 근데 완전 전형적인 자기소개네 ㅋㅋ 니가 일을 한다고 했는데 어떤 일을 해? 아이 둘이 있다고 했는데, 아이들은 독일 생활이 어떤것 같아? 아이들이 행복해? 너는 어때? “
오… 맘마미마… 이런 어려운 질문을 하다니….
“ 이 사진에 여행을 가는 사진이라고 했는데, 너는 무슨 계획이 있어? 코로나 때문에 좀 걱정 이잖아.. 여행을 가는게 맞을까? 너의 생각은 어때? 너희 가족은 어떻게 할거야? “
오….. 맘마미아…
나는 계속 식은 땀만…. 당황의 연속이라 내가 들은 것이 맞나 의심도 했다. ( 시험관 선생님이 여자분 이셨는데, 나이도 나와 비슷해 보였다. 혹시 나와 수다를 떨고 싶으셨나…)
결국 나의 모든 실력은 이 말하기에서 다 드러났다. 나뿐만이 아니라 몇몇의 친구들도 역시 질문을 이해를 못해서 엉뚱한 대답만 하고 왔다고 했고 나 역시도 한두 질문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그런 대답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말하기에서 모든 실력이 다 드러나고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오기 때문에 말하기는 어떻게 준비가 안된다. 그냥 자기 실력이 보여지게 된다.대신 세번째 파트인 내 짝궁과 계획하고 토론하는 부분은 여러 유튜브의 대화를 참고하여 그대로 외우고 준비했더니 그 부분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래 링크들을 참고했다.
- Prüfung B1 ( DTZ ) sich vorstellen | Sprechen Teil 1
- Prüfung B1 gemeinsam etwas planen ( DTZ ) | Geburtstag 🎂
- Prüfung B1 ( DTZ ) gemeinsam etwas planen | Ausflug planen
- Prüfung B1 ( DTZ ) gemeinsam etwas planen | Umzug 🚛 🏠
- Prüfung B1 (DTZ) gemeinsam etwas planen | Party organisieren
7. 연필로 답지에 바로바로 마크해두기
각 섹션별로 정해진 시간이 끝나면 바로 시험관이 답지를 걷어간다. 듣기의 경우도 듣기의 마지막 문제가 끝나면 답지를 바로 걷어 가기 때문에 바로바로 답지에 표기를 동시에 꼭 해두어야 한다. 나중에 해야지하면 시간이 없어서 표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8. 시험보는데 걸린 시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 30에 마쳤다. 듣기, 읽기, 쓰기기는 12시 이전에 끝났는데, 말하기의 시간에서 앞의 친구들의 순서를 기다려야 했고 3시간을 기다렸나보다. 내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그 동네 한바퀴를 돌며 쇼핑도 하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간만에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시험의 결과는 3주가 걸린다고 했고 학원 원장이 결과가 나오면 나에게 전화를 준다고 했다. 생각보다 엄격했고 생각보다 여러 질문을 한 시험관에게 당황했던 나의 B1의 시험후기였다.
- 독일에서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며 10년째 살아가고 있는 독일맘 입니다. 독일에 사는 것도, 아내로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모든 것이 서툴고 처음인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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