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슈퍼를 갈때마다 반들반들한 단팥빵을 보면 꼭 한두개씩 집어오곤 했다. 7살인 첫째가 유난히 단팥빵을 좋아하고 신랑도 좋아해서 하나씩 먹기에는 좀 부족하다. 봉지에 잘 싸인 단팥빵을 집어 오면서 나는 아이에게 ” 엄마가 이거 만들어 줄까? 우리 단팥빵 만들어 보자~” 했더니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나의 첫 단팥빵 도전이 시작됐다. 소로보 빵보다는 쉽지 않았지만 빵을 만드는 그 시간은 너무 즐겁고 단팥빵이 보기에는 팥 앙금도 따로 만들고 너무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생각보다 간단했다. 무엇 보다 제일 좋은 것은 두둑히 채운 나의 팥 앙금이다. 내가 팥을 좋아하는지 처음 알았다. 1 kg 팥으로 앙금을 만들었는데, 보시라~~약 2.6kg의 팥 앙금이 생겼다. 이 팥을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더운 여름이 오면 팥빙수에, 바닐라 아이스에 팥을 얹어 먹어도 좋고 팥 찹쌀떡도 만들 수 있고, 아니면 숟가락으로 마구 퍼먹어도 된다. 넉넉한 팥 앙금을 만들고 나니 너무 기분이 좋아졌다. 근데 이 팥앙금을 만는것도 생각보다 너무 간단했다. 씻고, 끓이고, 도깨비 방망이로 갈고, 설탕, 물엿과 섞고, 졸여주고 끝. 너무 간단해서 놀랐다.
팥앙금 만들기
팥앙금을 만들 때는 생각보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 물론 기호에 따라서 설탕을 적게 넣어도 되지만 나는 시중에 파는 팥앙금의 맛을 내고 싶어 레시피대로 충분히 설탕과 물엿을 넣었다.
재료: 팥 1kg(아마존에서 Azuki Bohnen을 사면 된다. 1kg에 7.05 euro), 설탕 800g, 물엿 500g, 소금 10g ( 너무 간단한 재료)
아마존 팥보다 한인 슈퍼 팥이 더 저렴해서 한인 슈퍼에서 겟! 했다. 1kg 에 5유로가 조금 넘었다. 주위에 한인 슈퍼가 없다면 아마존에서 팥을 구입해서 물엿 대신 꿀이나 Goldsaft로 대체 가능 할 것 같다. 소량으로 꼭 시도해 보시길~
만드는 방법: 깨끗히 두세번 씻는다- 불릴 필요없이 한번 쎈불에 끓인다 – 한번 끓고 그 물은 버린다( 그 물에서 쓴 맛이 난다)- 그리고 다시 차가운 물을 팥이 잠기도록 충분히 붓고 센불에 끓인다 –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익을 때까지 기다린다( 1시간 정도) – 다 익으면 설탕, 물엿, 소금을 넣고 잘 섞는다- 도깨비 방망이로 간다- 너무 묽다면 되직하게 될때까지 약불에 졸여준다. 이 단계에서 잘 저어줘야 한다.
참고 레시피 : https://www.youtube.com/watch?v=wuLf4FICZMk
단팥빵 반죽 만들기
재료(단팥빵 8개 기준) : 강력분 300g, 팥앙금400g( 개당 50g씩), 따뜻한 우유( 140g, 뜨거우면 안되고 미지근한 정도) , 드라이이스트 6g, 설탕 42g, 계란 1개, 버터 42g
반죽방법: 반죽기에 모든 가루와 액체를 한번에 넣는다( 버터는 반죽이 좀 뭉쳐지면 넣기) – 약하게 섞다가 좀 뭉쳐지면 레벨 4~6으로 돌린다. 반죽이 잘 뭉쳐져 있고 쫙 늘였을때 끈기 있게 늘어나면 완성( 소로보 레시피 참고. 동일)
발효 방법
- 1차 발효: 통에 밀가루를 밑에 좀 뿌리고 2.5 배가 될때까지 젖은 물수건으로 덮어주고 기다린다( 2시간 정도)
- 중간 발효: 1차 발효가 끝난 반죽을 8등분으로 동일한 무게로 나누고 동그랗게 만들어 10분간 휴식
- 2차 발효: 반죽에 팥을 넣고 1~2시간 발효
팥을 넣고 반죽을 만드는 방법 참고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CL7JD_Tmxko
굽는 온도: 예열 필수. 180도씨로 13~15분이라고 하는데 나는 175도씨로 구워줬다. 금방 익기 때문에 표면이 타지 않게 잘 봐야 한다.
유튜브 레시피를 참고해보며 나의 객관적인 리뷰
- 팥은 무조건 첫 끓인 물을 버리고 다시 삶기 ( 그렇지 않으면 쓴맛이 계속 남아있게 됨)
- 팥을 불리지 않아도 된다. 대신 설탕과 함께 같이 삶으면 안된다. 설탕과 함께 삶게 될 경우 익는데 굉장히 오래 걸린다.
- 팥은 방심하면 탈수가 있다. 보글보글 올라오면 불을 줄이고 저어줘야 한다. 타거나 바닥에 눌러 붙으면 그 맛이 팥에 다 베이게 된다. 맛없는 팥앙금이 된다. 절대 타거나 눌러붙지 않게 잘 저어줘야 한다.
- 팥앙금레시피에 설탕만 넣는 레시피가 많은데 그렇게 만들면 뭔가 맛이 부족하게 됨. 물엿이나 꿀, Goldsaft 꼭 추가, 간혹 다른 전문 제빵사는 버터도 추가함.
- 호주가이버님의 단팥빵 레시피에는 팥앙금을 개당 100g을 넣는데, 그렇게 넣게 되면 팥이 너무 많아서 먹기에 좀 부담이 된다. 개당 팥 앙금은 50g 이 제일 적당.( 실제 제빵 기준은 반죽 50g에 팥앙금 40g이다 )
- 발효시에 2차 발효가 굉장히 중요하다. 2차 발효가 충분히 잘돼야 빵을 구웠을 때 가운데가 눌린 그 모양이 잘 나온다. 2차 발효의 완성은 1~2시간 후에 반죽 표면을 살짝 만졌을때, 손에 쭉 따라 올라오게 되면 완성. 만약 뚝 끊어지면 더 기다려야함. ( 아주 질척 거리는 질감이 되어야 함)
- 팥이 반죽의 가운데로 위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 팥이 쏠리게 되면 빵의 모양이 중간에 쑥 들어가게 절대 나오지 않는다.
- 반죽 표면에 계란 노른자와 물을 섞은 물을 묻혀 주는데, 2차 발효 전에 꼭 해야한다. 2차 발효 한 후에 계란 물을 바르게 되면 반죽이 망가지고 뭉치게 된다.
- 계란물을 발라줄 때, 앞 표면에 전반적으로 고루 발라주는것이 중요하다. 굽게 되면 계란물이 묻지 않은 부분이 굉장히 안 이쁘게 나온다. 고루 고루 잘 발라주길.
- 다 굽고나서 뜨거울 때 바로 우유를 발라주면 완전 광택이 나게 된다.
- 빵의 모양이 가운데가 쏙 들어간 단팥빵이 나오지 않는 이유; 첫째는 2차 발효가 충분히 되지 않았을 때, 둘째는 팥앙금을 넣고 반죽을 만들때 반죽을 너무 크게 만들게 되면 안된다. 팥의 3/4정도 감쌀 정도의 크기로 만들고 팥을 넣고 그 반죽의 끝을 잡아 봉해야 팥이 중간으로 가게 되면서 팥이 중간에 위치하게 된다.
- 중간에 들어가게 눌러줄 때, 동그란 작은 공이나 당구공에 밀가루를 묻혀 굴려주면 좋다. 도넛모양처럼 넓게 굴려주면 된다. 숟가락이나 손가락은 비추( 해봤는데 엄청 불편했다, 모양도 안이뻤다). 그리고 그 가운데 칼로 돼지 코를 만들어 주기. 그렇게 하면 굽는 동안 빵이 부풀면서 공기가 빠져나와 팥과 반죽이 떨어지는 현상을 막아준다.
첫번째 단팥빵은 폭망했지만 두번째는 신랑도 아이들도 이만하면 먹을만하다면서 좋아해줬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최고다. 다음에 또 만들어 볼 예정이다. 더 맛있게 더 이쁘게~~ ^^
- 독일에서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며 10년째 살아가고 있는 독일맘 입니다. 독일에 사는 것도, 아내로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모든 것이 서툴고 처음인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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