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중요하지만 너무 익숙해서 묻지 않는 질문이 있습니다. 독일인은 조국을 ‘Deutschland’라고 부르고 우리는 이 나라를 ‘독일’이라 부릅니다. Deutschland’라는 국명의 유래는 이 지역 조상의 언어를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은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선 ‘도이칠란트’, ’저머니’, 심지어 중국의 ‘덕국(德國) 등을 포기하고 ‘독일(獨逸)’이라 부르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요?
독일은 어쩌다 ‘Deutschland’가 되었나?
- 기원후 8세기까지 지금의 서유럽 영토에 흩어져 살던 게르만 부족들은 그들만의 언어를 사용하였습니다.
- 게르만 부족 중 가장 큰 세력인 프랑크족은 서진하여 그들의 중심지를 지금의 프랑스로 옮겼고, 당시 정치, 문화적 이유로 로마 라틴어의 영향을 받은 ‘Rusticam Romanam’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채택합니다. 이것이 프랑스어의 기원이긴 하지만, 여전히 게르만 언어를 사용하는 부족들이 많았습니다.
- 프랑크족의 강세와 새로운 언어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게르만 언어를 고수하는 부족들은 ‘Theodiscus’라 불리게 됩니다. ‘테오디스쿠스’라는 단어는 게르만어의 ‘사람’을 뜻하는 ‘Theoda’와 라틴어 어미 ‘iscus’가 합쳐진 것입니다.
- 이때부터 ‘게르만 민족’은 라틴어가 아닌 ‘모국어’를 계속 말하는 게르만 사람, 즉 ‘Theodiscus’라는 라틴식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 이후 ‘Theodiscus’는 고대 독일어인 ‘Diutsch’가 되었고, 세월이 흘러 ‘Düdesch’, ‘Teutsch’로 변화합니다.
- 843년 거대한 프랑크 왕국은 서 프랑크와 동 프랑크로 분할됩니다. 분할은 정치적 편의를 위해 언어를 경계로 구분하였다 전해집니다.
- 결과적으로 게르만어를 고수한 동 프랑크와 지금의 독일 지역 사람들은 그들의 언어를 보존한 대가로 오늘날 ‘Deutschland’ 혹은 ’Germany’라는 국호를 획득하기에 이릅니다.
※ 켈트어 기원으로 여겨지는 ‘German’은 ‘이웃(Gair)’ 또는 ‘전쟁 함성(Gairm)’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반면, 독일인은 ‘Germany’를 ‘국민의 땅’이라 해석되길 원합니다.
※ 고대 슬라브(지금의 동유럽과 러시아) 사람들은 서유럽인 모두를 ‘독일인’으로 여겼습니다. 이웃국 폴란드에서부터 갑자기 ‘Niemcy’로 불리는 독일은 체코의 ‘Němec’, 헝가리의 ‘Német’를 거쳐 슬로바키아의 ‘Némez’까지 ‘낯선 사람’, ‘말이 안 통하는’ 혹은 ‘벙어리’를 의미하는 원시 슬라브어에서 파생된 단어를 독일의 국명으로 채택하였습니다.
독일은 어쩌다 ‘덕국(德國)’이 아닌 ‘독일(獨逸)’이 되었나?
대다수 국가들이 원어에 가까운 한국어 발음으로 불리는 것과 달리 미국, 영국, 호주와 함께 ‘독일’은 대한민국에서 원어 명칭으로 불리지 않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 구한말까지 중국식 표기를 따라 ‘Deutschland’를 ‘덕국(德國)’이라 불렀습니다. ‘덕(德)’자를 ‘도/더’로 발음하는 중국에서 ‘도이췰란트’의 첫 음절을 따서 ‘덕국’으로 명명된 중국식 국명은 오늘날 한국에서는 독일을 호칭하는 속어로 쓰입니다.
- 중국식 음을 따온 ‘덕(德)’은 ‘베풀다, 어진, 정의’ 등으로 풀이됩니다.
-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며 한국어 명칭 역시 일본을 따라가게 됩니다. 일본어로 ‘도이쯔’라 발음되는 ‘獨逸’, 이 한자 조합은 한국어로 ‘독일’로 불리며 현재까지 대한민국에서 ‘Deutschland’를 일컫는 정식 국명입니다.
- 오늘날 일본에서는 한자 표기를 버리고 ‘도이쯔(ドイツ)’를 쓰는 추세입니다.
- 일본식 표기인 ‘홀로 독(獨)’ 그리고 ‘달아날 일(逸)’에서 Deutschland에 관련된 어떠한 이미지도 연상되지 않습니다.
- 20세기 초, 대한 제국의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선 Deutschland는 ‘떠잇튀’로 불렸습니다. 미국은 ‘아메리카’, 영국은 ‘뿌리탠’으로 잠시 불리던 한국어 국명은 한일합방과 함께 역사 속에서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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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남한의 일부 교과서에서 원어 발음을 따른 ‘도이칠란트’를 쓰기도 하였습니다.
※ 북한에서는 원어 명칭을 음차한 ‘도이췰란드’를 정식 국명으로 쓴다고 전해집니다.
※ 기타 동방 국가의 Deutschland 호칭 – 베트남 ‘Đức’, 태국 ‘Yerramani’, 인도네시아 ‘Jerman’, 인도 ‘Jarmanī’, 터키 ‘Almanya’, 아랍 ‘’Almāniyā’, 우크라이나 ‘Nimeččyna’, 핀란드 ‘Saksa’, 리투아니아 ‘Vokietija’
작성 : 오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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