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Bundestagswahl)이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에서도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지표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존 여론조사 방식이 아닌 검색량을 기준으로 하는 빅데이터 지표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17 미국 대선 이후 구글 트렌드의 위력에 전 세계가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구글은 어떤 형태로 독일 총선 결과를 예측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근소한 차이 vs 10%에 가까운 차이
기존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1, 2위를 제외한 나머지 당의 지지율이 거의 비슷합니다. 반면 1, 2위 당인 기민당과 사민당은 근소한 차이로 나뉘었습니다. 지지율 1위는 사민당, 2위는 기민당입니다. 최소 2%에서 최대 6%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3위는 녹색당으로 16%를 넘거나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구글 트렌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줍니다. 놀랍게도 독일을 위한 대안과 기민당, 사민당이 나란히 20%씩 차지했으며, 자민당이 15%, 녹색당이 12%의 검색량을 가져갔습니다.
조금 더 실질적인 지표인 당 대표자 검색률을 살펴보겠습니다. 1위는 34%의 기민당 아민 라셰트(Armin Laschet), 녹색당의 아날레나 베어복(Annalena Baerbock)과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Olaf Scholz)가 나란히 25%씩 차지했습니다.
지도로 살펴보는 지표
구글 트렌드에선 어떤 지역에서 어떤 후보를 많이 검색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7일까지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합니다. 독일 동부는 녹색당이, 서부는 기민당이 우세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만 사민당이 앞서고 있습니다. 북부는 동부의 영향을 받아 녹색당이 우세하고, 남부는 기민당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5대 대도시인 베를린, 함부르크, 뒤셀도르프와 프랑크푸르트, 뮌헨에선 모두 기민당이 더 많이 검색되었습니다.
기민당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도시는 차례대로 쾰른과 뒤셀도르프, 뮌헨, 에센 순입니다. 상위 4개 도시 중 3개 도시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 속한 이유는 라셰트가 해당 주 총리이기 떄문으로 보입니다. 녹색당은 슈투트가르트, 베를린, 함부르크 순입니다. 사민당의 숄츠는 함부르크와 에센, 하노버, 도르트문트 순으로 독일 각지에서 관심을 보입니다.
후보자의 관심도 변화와 연관 검색어
검색어 순위가 높은 3개의 당을 90일 기준으로 관심도를 살펴보았습니다. 7월 중순까지 녹색당의 베어복이 관심을 받았습니다. 라셰트는 지난 7월 18일 높은 검색량을 보이고, 사민당의 숄츠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등락을 하고 있습니다.
기민당의 아민 라셰트는 사진 한 장으로 엄청난 검색량을 자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라셰트의 연관 검색어는 웃음(lacht, lachen)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진 순위로는 홍수(Hochwasser)가 뒤이었습니다.
녹색당의 베어복의 연관 검색어 1위는 N으로 시작하는 인종차별 단어인 N-Wort입니다. 지난 7월 베어복은 한 인터뷰에서 N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이야기하다 흑인을 차별하는 단어를 사용해서 논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2위는 렌터카 회사인 식스트(Sixt) 광고입니다. „자신의 것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까?(Sie verwenden ungern Eigenes?)“라는 문구와 함께 베어복의 사진이 걸렸습니다. 이는 자신의 책에 출처를 밝히지 않은 텍스트를 도용한 사건을 풍자한 것입니다.
사민당의 숄츠, 연관 검색어 1위는 실험용 쥐(Versuchskaninchen)입니다. 그는 얼마 전 한 연설에서 백신을 맞은 국민을 실험용 쥐라고 말하며 논란이 되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검색어 5위에 숄츠의 이름이 러시아어로 올라와 있는 것입니다. 이는 독일로 가스를 수송하는 파이프 라인인 ‚노르트 스트림2(Nord Stram 2)‘의 가동 여부를 두고 녹색당과 사민당이 팽팽하게 맞선 것을 러시아가 주목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결론: 구글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날드 트럼프의 대선 충격 이후, 구글 트렌드는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와 조 바이든의 대선에선 정반대의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결국 단순 검색어로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순 없다는 중론이 돌았습니다. 이번 독일 총선의 전망도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높은 검색어 순위는 대체로 논란의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검색한 유저가 그 후보와 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인과관계를 만들기가 어려웠습니다. 대신 구글 트렌드의 장점은 각 후보가 어떤 논란을 안고 있는지, 명확하게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총선과 관련돼 각 여론조사 회사의 결과가 궁금하다면 존탁스프라게(Sonntagsfrage)를 방문하길 권합니다. 또한 독일 내에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궁금하다면 Wahl-O-Mat에서 간단하게 체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작성: 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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