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총선의 의미
독일에게 올 2021년은 슈퍼 선거의 해이다. 3월에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와 라인란트 -팔츠 주 의회 선거를 시작으로 9월에 총선(연방하원 선거)과 4개 주에서 주 의회 선거가 있다. 특히 9월 26일에 있을 총선은 그 의미가 크다. 지난 2005년이래 16년을 집권해 온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가 더 이상 총리 후보로 출마하지 않기 때문이다.
메르켈에 이어 기민/기사당(CDU/CSU)이 계속 총리를 낼 수 있느냐? 아니면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녹색당(Die Gruene)이 역사상 처음으로 총리를 배출할 수 있는냐 하는 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개주 주의회 선거결과(3.14)
총선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와 라인란트-팔츠 주의회 선거가 3월 14일 있었다. 결과는 주 총리 소속 정당인 녹색당과 사민당(SPD)의 승리였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는 주 총리 크레치만Winfried Kretschmann의 인기에 힘입어 32.6%(2016년 30.3%)를 얻었다. 녹색당이 주 의회 선거에서 거둔 역대 최대의 지지였다. 사민당도 라인란트- 팔츠에서 35.7%(36.2%)를 얻어 주 총리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동향 과 총선 전망
이번 2개 주의 주 의회 선거를 통해 나타난 동향과 9월 총선을 전망해 본다. 어디까지나 3월 현재의 전망이다.
첫째, 녹색당의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가 이번 2개 주 의회 선거에서도 확인되었다. 녹색당은 이미 전국 지지율이 사민당을 추월하여 기민/기사당에 이어 2위이다. 9월 총선에서도 녹색당 역사상 최대의 지지율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까지 녹색당은 총리 후보를 내지 않았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총리 후보를 낼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이번 주의회 선거에서 최대의 패배자는 기민당이다. 기민당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 24.1%(27.0%)를, 라인란트-팔츠 주에서 27.7%(31.8%)를 얻는데 그쳐 지지율 감소가 예상보다 컸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터진 기민당과 기사당 의원의 마스크 스캔들(코로나 바이러스 초기에 중국제 마스크를 독일 기업에 주선해 주면서 수십만 유로의 알선비를 받은 협의)는 지지지율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기민/기사당은 아직 총리후보를 선출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후보를 선출하고 총선에 전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사민당은 라인란트-팔츠 주에서 선전했으나 전국적으로 당 지지율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사민당 지지율이 녹색당 보다도 뒤진 10% 중반 대이다. 이런 이유로 사민당은 총선을 1년 앞둔 2020년 8월에 올라프 숄츠Olaf Scholz 재무장관 겸 부총리를 총리 후보를 선출하여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 지지율 20%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당면 과제다.
넷째, 2017년 총선에서 89석을 얻으면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정당인 독일 대안당(AfD)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바덴-뷔르템르크 주에서는 9.7%(15.1%)를, 라인란트-팔츠 주에서는 8.3%(12.6%)를 각각 얻어 지지울이 크게 떨어졌다. 이러한 지지울 하락은 총선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 출신 연방 총리가 나올 것인가?
결론적으로 지금까지는 정당 지지율 1위인 기민/기사당이 계속해서 연방 총리를 배출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주요 경쟁 상대인 사민당 지지율이 1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2개 주의 주 의회 선거는 역사상 처음으로 녹색당 출신 연방 총리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만, 녹색당으로서는 총선을 이끌어갈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총리인 크레치만은 72세라는 고령이 단점이다. 녹색당은 비록 총리를 배출하지 못하더라도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20%대의 지지율을 가진 녹색당이 연정에 참여할 경우 독일 정치가 크게 변하게 될 것이다.
기민/기사당에게는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 총리후보를 선출하여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지난 1월 어렵게 당대표가 된 아르민 라세트Armin Laschet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 출처: 독일 정치 · 문화연구소
- 손선홍: 외교관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베트남, 스위스에서 근무했다. 퇴직후에는 충남대학교 평화안보대학원 특임교수와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로 지냈다. 현재는 독일 정치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며 글쓰기,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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