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닐 거다. 서로 다른 세계관에서 살던 둘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루니 부딪치는 일이 참 많다. 툭하면 싸우다가 어느 순간에는 ‘남편의 뇌 속에는 뭐가 들었나’ 문득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다.
너 도대체 정체가 뭐니?
내 남편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때론 철부지 같으면서도 때론 든든한 사람이다. 눈치가 없는 사람인 것 같으면서도, 내 표정만 보고 ‘오늘 힘들었어?’라고 묻는 사람이다. 휴대폰 게임만 들여다보는 사람 같으면서도 어쩔 때는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남편을 보면 내가 참 남편에 대해 잘 모르고 결혼했구나 싶다. (아니, 정말 알 수가 없다. 카멜레온 같은 당신이여)
‘남편은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으면 참 명확한 답을 내리기가 힘들다. 남편 스스로도 자신을 규정하기는 쉽지 않을 거다.
매일 달라지는 남편을 보면 가끔을 알아가는 시도를 포기하고 싶지만, 내가 편하려면 그를 더 깊게 알아야 한다.
남편의 뇌 속에 들어가는 방법
남편이라는 사람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선 우선 그의 뇌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 전략적으로
chapter1. 남편과 부모님을 관찰한다.
남편을 알아가는 1단계. 남편과 부모님을 관찰해보자.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순간은 이때다.
1) 남편이 시부모님과 통화할 때
2) 남편이 시부모님을 집에 초대했을 때
3) 시댁에 갔을 때
무수한 껍데기를 벗어던진, 있는 그대로의 남편을 볼 수 있다. 마음이 놓이고, 너무 편하니까 본성이 나온다. 이때 우리는 열심히 관찰하고, 기록하면 된다. 남편이 어떤 순간 부모님께 잘하는지, 남편이 어떤 순간 부모님께 서운한 소리를 하는지 이점을 잘 파악하면, 당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나의 경우 남편이 칭찬받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남자들은 원래 좋아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부모님이 남편 칭찬을 정말 많이 해주신다. 정말 사소한 말투 하나까지도 칭찬해 주신다. 남편은 그럼 더 신나서 예쁜 말을 하려고 하고 예쁜 행동을 하려고 한다. 시부모님께 남편에 대한 힌트를 얻는 건 꽤나 큰 소득인듯하다.
Chapter 2. 남편으로 빙의해 본다.
‘빙의’라니 좀 웃기긴 하는데 좀 순화해서 말하면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거다. 퇴근한 뒤 지쳐 들어오는 남편을 보면 가끔은 말을 걸지 않고 내버려 둔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수 있으니
가끔 산책을 거부하는 남편을 볼 때 서운하긴 하지만 몸으로 고된 일을 한 탓에 한 발자국도 움직이고 싶지 않구나 생각한다. 그러곤 혼자서 산책을 한다. 남편의 상태에 따라 그에 맞는 행동을 해주는 것. 때론 그게 필요하기도 하다. 쓰다 보니 이 모든 것은 남편 역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Chapter 3. 남편을 조종하려면 당근부터 먹이자
남편의 행동을 고치려면 그의 뇌에 들어가 조종하는 것도 필요하다. 남편의 행동이 거슬리기 시작했다면
남편이 기분 좋은 순간을 기다리자.
칭찬은 남편을 기분 좋게 만든다. 기분 좋은 순간에 얘기하면 남편도 자신의 행동을 한번 고쳐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말이 좀 통한다 싶으면 몰아붙이자. 그 순간부터 당신은 조종사, 남편을 조종할 수 있게 된다.
남편을 이해하려는 마음은 그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다. 남편 역시 아내를 사랑한다면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서로 더욱 사랑하기 위해
- 작가: 은잎 / 방송작가
6년차 방송 작가이자, 기업 작가입니다. 삶의 권태로운 시기를 벗어나고 싶어 글을 씁니다.
- 본 글은 은잎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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