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은 독일인뿐만 아니라 많은 유럽인이 즐기는 휴가 문화이며, 캠핑 카라반(독일에서는 본바겐, Wohnwagen)을 차 뒤에 매달고 다니는 차량은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텐트를 들고 다니기에는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들이 많고, 반대로 일체형 캠핑카를 사자니 차가 너무 커 운전하기 부담스럽고, 돈도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캠핑 카라반은 그 절충안으로 캠퍼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카라반과 함께라면 날씨에 상관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고, 캠핑장에 카라반을 분리해서 세워놓고 근교로 자가용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카라반의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이런 카라반의 좋은 점만 생각해서 덜컥 사기 전에 미리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1. 내 차로는 카라반을 끌 수 없을 수도 있다?
각종 블로그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카라반 관련 글을 읽어보면 디자인이나 실내 배치, 가족 구성원에 따라 골라야 하는 모델에 대한 내용을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내 차가 카라반을 끌 만한 힘을 가지고 있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독일의 국민차인 2010년식 VW GOLF 차주라면 GOLF가 끌 수 있는 최대 견인 무게는 1,300kg까지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을 필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은 Hobby라는 브랜드의 모델 라인업인데 각 모델마다 대략적인 무게만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고자 하는 모델을 클릭하여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DE LUXE 295UL 모델이 내부 구조나 크기가 마음에 들어 구매를 결정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카라반의 무게는 1,500kg로 내가 가진 2010년식 GOLF로 끌고 다니는 것이 무리일 수 있습니다. 허용 용량을 넘어선 카라반을 끌고 다니다고 해서 신고당하거나, 벌금을 물 확률은 매우 낮지만, 문제는 안전에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먼저 내 차가 가진 견인능력과 구매하고자 하는 카라반의 무게를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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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라반은 피쉬테일 현상에 약하다.
피쉬테일 현상은 고속 주행 중 차량 뒷부분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워져 차량이 마치 물고기가 꼬리 치듯 좌우로 흔들리며 무게중심을 잃는 현상을 말합니다. 카라반은 차량과 결속되어 운행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차량 뒤편의 무게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카라반이 차량과 문제없이 결속되어있고 카라반 내부의 짐이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는다면 피쉬테일 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카라반 뒷편에 무거운 짐을 싣고 달리는 경우에는 고속주행 시 피쉬테일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각별히 안전운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카라반에 자전거까지 결속해서 주행하는 경우에는 카라반 뒤편보다는 카라반 앞쪽, 차량 뒤쪽에 결속하는 것이 안전에 훨씬 유리합니다.
3. 트레일러 면허가 필요할 수 있다.
내 차량의 견인 능력도 확인했고, 알맞은 카라반도 골랐다고 끝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운전면허를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독일 면허증으로 교환했다면 아마 여러분의 운전면허는 Klasse B 면허일 것입니다. 이는 운전면허증 뒤에 명기되어있습니다. Klasse B로도 충분히 차량에 카라반이나 트레일러 등을 달고 주행할 수 있지만, 차량과 카라반(혹은 트레일러)의 무게를 합쳐서 최대 3.5톤까지만 가능합니다. 앞서 예시로 든 것처럼 내 차가 2010년식 VW GOLF고, 카라반은 Hobby사의 ONTOUR 390SF(무게 1,200kg)로 결정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먼저 내 차량은 최대 1,300kg까지 견인 할 수 있으니 ONTOUR 390SF 카라반은 끌고 다니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그다음으로 골프 차량의 무게는 약 1,200kg이고, 카라반의 무게도 1,200kg으로 총 2,400kg(2.4톤)이므로 별도의 트레일러 면허 없이 Klasse B 면허증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합니다. 다른 예로 내 차량이 기아 쏘렌토(무게 2,100kg)이고, 카라반은 첫 번째 단락에서 예로 들었던 DE LUXE 295UL(무게 1,500kg) 조합으로 주행한다면 차량과 카라반의 총무게는 3.6톤으로 Klasse B 면허만으로는 주행할 수 없습니다. 이때는 추가로 시험에 응시해서 Klasse B96 (최대 4.25톤까지 주행가능)를 취득해야 합니다.
4. 중고 카라반을 고를 때 꼭 주의해야 할 점
카라반의 내부구조와 디자인은 새로운 모델이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혁신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으므로, 깨끗한 중고 제품은 가격 대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중고 카라반을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입니다.
[외관]
– 외부에 부식이 된 곳은 없는지?
– 카라반 외부에 눈에 띄는 큰 손상이 있는지?
– 타이어가 6년 이상 경과하지 않았는지? (가능하면 생산된지 6년 이하의 제품을 장착해야함)
[내부]
– 카라반 벽체와 가구에 이격이 있는지? (이격이 있다면 카라반 벽체가 휘었을 가능성이 큼)
– 실내 바닥이 뜨거나 손상된 부분은 없는지?
– 내부에 곰팡이 냄새가 나는지? (특히 카라반 모서리 부분에 곰팡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음)
– 침대 매트리스 아래 곰팡이 얼룩이 있는지?
– 설치된 냉장고와 난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 워터 펌프가 올바른 수압으로 잘 작동하는지?
[기타]
– 이전 소유자가 몇 명이었는지?
– 가스버너가 잘 작동되고, 누출 테스트가 완료되었는지?
– 차량 서류가 완비되어있는지?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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