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김재훈입니다. 밧홈북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에 온지는 벌써 18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유학생으로 이곳에 왔다가 이제는 정착하여 교민이 되었습니다.
처음 독일에 오신게 언제인가요?
아주 오래전일이긴 하지만 정확히 기억합니다. 2002년 10월 12일 입니다. 결혼하고 10일만에 비행기 타고 이곳에 왔죠. 많은 분들이 신혼여행가는 기분으로 가라고 하셨는데, 아직도 신혼여행을 못 갔네요.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독일에 와서 처음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웨이퍼 만드는 회사, 전산실에서 근무했습니다. 자연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컴퓨터로 일을 하려니 많은 벽이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2년이 다 되어갈때쯤 지금의 아내가 원래 하던 공부 좀 더 해볼생각 없냐고 거드는 바람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요, 치대에 입학하게 된 과정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먼저 치대 입학 전에 독일에 와서 몇 년을 준비하신 건가요?
독일어는 독일에 도착해서 A1부터 시작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직장 그만두고 독일어 공부를 3개월 했습니다. 저의 목표는 A2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학원에서 시험을 보니 A1로 넣어주더군요, 그때는 정말 실망이 컸습니다.
치대 준비라는것은 특별히 다른 준비는 없었습니다. 어학시험을 패스하는것이 다입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점수 계산을 하더라구요..
어학은 10개월 준비했습니다.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 하루에 공부시간만 12시간이 넘었던것 같아요. 재미있는 이야기 해드리면, 그때 제가 베를린 샤리테, 아헨 그리고 뒤셀도르프에서 어학시험 DSH 허가서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날짜가 달라서 모두 응시할수 있었어요. 베를린 샤리테에 가니 한 500명정도 되는 응시자가 한 강당에 모여서 시험을 봤습니다. 사전을 보는것이 허락되었습니다. 주어진 테마는 환경문제였지요.
그당시 학원에서 자주 준비했던 테마 입니다. 저는 준비한대로 외운대로 정말 완벽하게 시험을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떨어졌습니다. 믿을수 없어 여러사람을 통해서 전화를 시도해봤는데 왜 자꾸 전화하냐는 핀잔도 받았습니다.
두번째 아헨대학에서는 시험장이 계단식 강의실이었는데, 한국과는 다르게 계단식의 경사가 아주 급합니다. 한마디로 앞에 앉은사람의 시험지가 다 보입니다. 처음 듣기 시험인데 하나도 못들었어요. 앞에 사람이 쓰는것 보느라구요. 그런데 문제는 그사람들 알파벳을 제가 알아보지 못하겠더라구요. 아헨도 그렇게 떨어졌습니다.
마지막에 뒤셀도르프 대학은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해서 시험을 보고 다행히도 합격 하였습니다. 하지만 DSH 합격후에도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데는 문제가 많더라구요. 원래 언어에 재능이 없어서 아직도 많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치대 지원 과정과 입학까지, 많은 학교에 지원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지원 과정은 어땠나요?
독일대학에서 학생을 모집하는것은 학기별 혹은 년도별로 모집을 합니다. 대학마다 학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DSH 합격이후에 바로 자리를 받지 못해서 1학기를 화학과에 등록을 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때는 체류나 어학에 부담이 없어서 많이 놀았습니다. 그러고 지원을 하려니 여름학기더군요.. 여름학기에 지원가능한 모든 대학에 지원했습니다. 몇 군데 지원을 했고 다행히 두군데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치대는 모든 국가고시가 구술시험입니다. 언어에 재주가 없던 저는 한국사람이 별로 없는 대학을 결정하여 등록했습니다. 지금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사람이 많은곳에서 공부를 시작했다면, 결혼까지한 처지에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공부를 못끝냈을것 같다는 생각이 아직도 듭니다.
교포도 아닌데, 독일말로 치대 공부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어느공부가 쉽겠습니까, 당장 내 앞에 놓인 시험은 정말 한없는 부담을 주지요. 공부를 조금했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어느 유학생이든 앞에 놓인 공부와 시험을 충분히 준비합니다.
처음 어학시험 끝내고 입학하여 수업을 들을때 정말 아무소리도 안들립니다.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그냥 강의실에서 시간만 보냈을뿐 교수님의 수업을 알아들을수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집에와서 그날 수업내용을 펴서 사전을 찾습니다. 처음에는 문장한줄에 5개의 모르는 단어가 나옵니다. 사전찾아놔도 말이 연결이 안됩니다. 그런시간을 한동안 보내면서 점차 좋아졌습니다. 다행히도 치대는 첫학기부터 치기공을 배웁니다. 직접 보철제작을 단계에 따라서 꼼꼼히 배웁니다. 다행히도 손재주는 조금 있는 편이어서 다른친구들 보다 쉽게 진도를 나갈수 있었습니다.
시험준비는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시작했습니다. 최소 5번정도 반복하면 나중에는 달달 외워서 시험에 임할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에도 계속 환자를 받으시는데요, 혹시라도 감염의 위험에 대해서 걱정이 드실 수도 있을텐데요, 의사와 간호원 분들은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나요?
작년 4월에는 치과계에 큰일이 난것 같았습니다. 언론에서 에어로졸 만드는 치과 감염위험 높다, 입벌리고 가깝게 진료하니 감염위험높다. 치협에서도 각종보호장비를 추천하면서 이렇게 장비를 갖추고 진료하라고 난리였습니다. 소독의 수준을 높이고, 매환자마다 온도 체크및 구두로 질문하고, 매 환자진료후에 문손 잡이를 비롯하여 코로나 전에는 1주일에 한번 소독 하던곳도 매일 여러차례 소독하였습니다. 저 뿐만아니라 다른 치과도 소독 수준을 높여서 진료하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시면, 치과에서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고 코로나 전 평상시 치과소독도 상당히 진보되어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감염 의심이 되시는 환자분들은 미리 연락을 주셨고 급하지 않은경우는 3주정도 이후로 예약을 옮겨서 감염사례 없이 오늘에 왔습니다.
치과 진료도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라고 들었습니다. 평상시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취미 생활이 있으신가요?
직업별로 자살률을 비교해보니 치과의사가 가장 높다고 합니다. 작고 예민한곳을 진료해야해서 아무래도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고 또 스트레스가 많기도 합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생각같이 되지는 않지만 운동을 많이 하려 합니다. 수영, 테니스, 산악자전거를 주로 합니다. 요즘은 골프를 배우고 있는데 무지 어렵네요.
한국에서 치위생사로 독일로 오시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한국에서 해외취업을 생가하시는 분들이 점점 느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 치과계는 치위생사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의 역량있는 분들이 독일로 오신다면 환영받으실 겁니다. 허나 현실적인 문제가있습니다. 언어와 면허인정 문제 입니다. 모든 업무가 그렇겠지만 치과 내부의 의사소통은 원활하여야 하며, 그렇지 못할경우 의사보다는 동료로 부터 불평을 받으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독일어는 필수이며 독일에서 취직하려면 B1이상이 요구됩니다. 또하나 면허의 인정문제는 고용주의 보증하에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독일어로 시험을 치시며, 구두 시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치위생과를 졸업하시고, 1년정도 병원에서 근무하시면서 가지고 계신 전문지식을 독일어로 변환하는 과정만 거치시면 시험도 무난히 통과하실수 있습니다.
길게 이야기 하였지만 언어, 언어, 언어가 중요 요인이 되겠습니다.
환자분들이 오실 때 연령대 별로 주로 문제가 생기는 치아의 위험이 있을까요, 혹은 연령대 따라서, 치아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 있을까요?
주신 질문에 답을하려면 시간이 많이 늘어날것 같습니다. 간단히 이야기 드리면 젊은나이의 분들치아 우식증, 즉 충치를 조심하여야 하며, 나이가 드실수록 잇몸건강에 유의 하셔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프지 않은데 왜 치과를 가야하냐고 생각하시는데, 치아 혹은 잇몸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많은 부분이 이미 진행된 상태 입니다. 자주 방문하시고 검사받아서 호미로 막을일을 가래로 막는일이 없도록 하시는것이 좋습니다.
많이 바쁘실텐데, 자녀분들과 자주 놀아주시나요?
저는 3명의 아이가 있습니다.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들 입니다. 많은 시간을 같이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습니다. 큰아이는 8학년이니 코로나 기간에 홈스쿨링으로 많이 바쁘구요. 둘째는 운동을 하는데 그 스케줄이 많이 바쁘네요. 막내는 저에게 항상 조심스럽게 같이 놀수 있냐고 하는데 저는 이래저래 핑계대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니 반성이 됩니다. 평일은 그렇지만 주말에는 항상 같이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재훈 원장은 울름 대학교에서 치의학을 전공, 2010년 박사학위 취득 (2019년 임플란트 마스터 학위 취득) 후 2015년부터 독일 Bad Homburg 에 DK 치과를 개원 운영 중입니다
- 작성: Is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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