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학교 생활 역시 멈춰 있었습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학교들이 다시 문을 열고 대면 교육이 재개되었습니다. 많은 학부모, 학생들, 교사들이 좋아했지만, 이를 반기지 않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입니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은 팬데믹 기단동안 비대면 교육이 좋은 이유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서 라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학교 혹은 유치원에서의 괴롭힘은 일시적인 일일 수 있으나, 안타깝게도 대부분 일시적이지 않은 지속적이며, 불특정 다수가 아닌 정해진 사람에 의해서 일어납니다. 따라서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초기에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자녀는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독일에서 자녀를 키우는 한국인 부모님들과 독일 학부모의 인터뷰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자녀의 괴롭힘 피해가 시작될 때 부모가 잘 대처할 수 있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1.자녀와 자주 대화하기
많은 경우 아이들은 자신들이 처음 괴롭힘 혹은 왕따를 당하면 부모에게 바로 말하지 않습니다. 자신도 그 상황이 무엇인지 정리가 되지 않았을 경우도 있고, 창피해서 혹은 부모에게 혼날까봐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와 자주 대화해야 합니다. 아이에게서 어떤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을 지라도, 정기적으로 학교에서 힘든 일은 없는지 혹은 누가 괴롭히지는 않는 지 등을 물어보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가끔 생각지도 않게 자녀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2. 아이를 탓하지 않고, 자녀가 당하는 고통을 가볍게 보지 않기
살제 사례입니다. 유치원에서 특정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본 부모는 나아지겠지, 서로 친해지다 보면 괜찮아 지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1년 정도 시간이 지나서는 자녀가 모든 아이들과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는 그 문제를 잊었습니다.
다 끝난 일인줄 알았지만, 학교에 입학하기 전 자녀가, 부모에게 그 당시 내가 괴롭힘을 당할 때 왜 도와주지 않았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행히 자녀에게 트라우마나 큰 상처로 남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녀는 기억하고 있고 부모의 개입이 없던 것을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가 당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먼저 아이의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개입을 시작해야 합니다.
3.이겨내라고, 버티라고 하지 마세요
학교에서의 괴롭힘은 주로 쉬는 시간에 일어납니다. 누군가에게는 쉬는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지옥이 시작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에게 이겨내라고, 강해지라고, 버티라고 말만 해서는 안됩니다.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을 시작하고, 부모의 개입과 관심을 보여주면서, 자녀에게는 우리가 도와줄 테니 너도 힘을 내라고 말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겨내라고 말하고 부모의 개입이 없을 때 자녀는 더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4. 자신의 어려움을 말한 아이를 칭찬해 주세요
부모가 개입을 하다보면, 왜 이런 일이 생겼나 돌아보게 됩니다. 나의 자녀가 무엇을 잘못했나, 나의 자녀가 약하나, 소심한가? 등 여러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녀의 부족한 모습을 찾을 때가 아닙니다. 자녀를 위로하고 보호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자녀에게 어려운 이야기를 해 주어서 고맙다고 칭찬하고, 앞으로도 계속 말해달라고 부탁해야 합니다. 자녀가 부모 앞에서도 괴롭힘을 당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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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모의 개입 – 처음부터 단호하게,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실제 사례입니다. 유치원 때부터 자신의 자녀를 괴롭히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유치원 교사에게 말해서 주의도 주었지만, 동네 놀이터에서도 괴롭힘을 이어졌습니다. 부모는 괴롭히는 아이의 부모와도 말해보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입학 후 다행히 다른반이 었지만, 쉬는 시간이 되서 모두가 함께 섞여서 노는 시간에 그 학생의 괴롭힘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몇 번 지속되었지만 피해 아이는 부모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괴롭히는 학생이 자신이 괴롭히고 선생님에게는 자신이 먼저 괴롭힘을 당했다고 거짓말로 말을 해서 피해 자녀가 오히려 혼이 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일을 부모에게 말하면 자신이 또 혼날까봐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부모는 자녀와 이야기를 하던 중 드디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듣게 되었습니다.
여러 번 괴롭힘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모는 담임 선생님에게 긴 장문의 메일을 썼습니다. 유치원에서부터 이어져 온 괴롭힘, 혼자가 아닌 2-3명이 몰려다니면서 자신의 아이를 괴롭히는 일, 거짓말로 오히려 피해 아이를 가해자로 만들 일, 메일의 마지막에는 담임 선생님의 선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교장 선생님, 학부모 모임, 그리고 아동 복지국에도 신고하겠다고 적었습니다.
이메일을 보내고 다음 날 담임선생님은 가해학생과 이야기한 후 주의를 줬고, 가해학생의 담임 선생님에게도 문제를 공유했습니다. 현재는 괴롭힘이 멈추었습니다.
피해 부모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느낀 점은, 이런 과정을 겪은 후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입니다. 메일을 통해서 기록으로 남겨놓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재발이 되어도 교장 선생님, 아동 복지국 등에 신고할 때 기록을 활용할 수가 있는 점입니다.
하지만 담임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학부모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음으로 할 일을 정확하게 명시했기 때문에, 담임 선생님도 일이 커지지 않는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만약 피해 아동의 부모가 전화로 혹은 메일을 쓰더라도 간단한 부탁의 말로 한다면 담임 선생님도 문제를 가볍게 여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6. 아이를 도와줄 친구 만들어 주기
학교 주변에서 하는 운동 모임이 있다면 가장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함께 운동을 하면서 학교의 다른 친구들을 사귀면, 학교에서도 친구로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몇몇의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초대를 하거나, 같이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좋을 방법입니다.
7. 마지막 수단 – 학교 변경
한 독일 부모는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습니다. 독일 학교에서 심한 집단 따돌림을 당해서 전학을 보냈고 현재는 너무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고,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학교를 바꾸는 옵션도 고려해 보면 좋습니다.
왕따와 괴롭힘은 가해자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며 피해자는 무작위로 선택됩니다. 이 문제를 방치할 경우 아동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나빠지고, 불안 장애, 우울증 더 나아가 자살의 위험도 생기게 됩니다. 이를 막는 방법은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뿐입니다.
작성: Is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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