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은 독일 우체국 그룹(Deutsche Post DHL Group)에 속한 글로벌 물류 회사입니다. 한국으로 오가는 택배가 이곳을 통하기 때문에 노란색 차만 봐도 설레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DHL은 그동안 자체 앱 서비스와 이메일 알림을 통해 배송 현황을 조회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더해 DHL은 왓츠앱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기존 챗봇인 마리(Marie)를 메신저로 옮겨온 것으로 서비스의 한계점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왓츠앱 챗봇 서비스로는 어떤 것이 가능하며, 무엇이 한계점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DHL의 왓츠앱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선 DHL 서비스 번호를 저장해야 합니다. 0228/76363719를 DHL이란 이름으로 저장합니다. 이후에 왓츠앱에서 새 메시지 작성을 할 때 DHL을 선택해주면 됩니다. ‚Hallo‘를 치면 자동 저장 메시지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 챗봇을 이용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자체 앱을 다운 받아야 했던 것에 비하면 접근성이 좋아졌습니다. 또한 늘고 있는 DHL 사칭 문자 메시지 피싱 사례와 분명히 구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안전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챗봇 마리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제한적입니다. 기존 앱에서 제공하는 배송 현황과 홈페이지를 통해 찾을 수 있는 정보 질문을 자동으로 답해주는 편입니다. 챗봇이 제공하는 추가 기능으로는 배송 문제에 대해 항의 기능입니다.
왓츠앱 서비스와 홈페이지 챗봇 서비스를 비교해봤을 때, 왓츠앱 서비스가 편의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홈페이지 챗봇에서는 정보를 찾기 위해 이어 나가다가 주제를 바꾸고 싶다면, 창을 닫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왓츠앱 서비스에서는 첫 질문으로 바로 이동합니다. 이용 시 그 외의 차이점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서비스 논란은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요.
바로 챗봇 자체의 한계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자동 저장된 문구로만 소통을 할 수 있고, 자세한 사항은 결국 서비스 센터로 전화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질문은 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조금만 복잡한 상황이 입력되면 챗봇을 이용하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챗봇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일반적인 택배는 추적이 가능했기 때문에, 송장 번호가 있는 편지를 입력해봤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챗봇을 통해서 추적이 불가능했습니다.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표시된 것조차 제대로 실행이 되고 있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 외에도 이 서비스는 영어로 제공되지 않으며, 주어진 번호가 아닌 다른 메시지를 쓸 경우엔 서비스가 자동으로 종료됩니다.
DHL 챗봇 서비스는 지난 2018년 5월에 테스트를 시작해 2019년 정식으로 활성화되었습니다. 현재 서비스 시작 3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인식률은 만족할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DHL의 서비스 챗봇이 머신러닝 기반의 챗봇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개발자의 꾸준한 업데이트가 전제되지 않는 한 챗봇 마리는 항상 같은 말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한 가지 장점은 있습니다. 항의하기 위해 전화를 붙들고 있을 필요 없이, 문제점을 적은 메시지를 보내면 자동으로 접수가 되어 번호(Anliegen-Nummer)가 할당되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센터에 전화 연결한 뒤, 이 접수 번호를 제시하면 조금 더 빠른 처리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큰 기대 없이 필요한 기능만 사용한다면, 왓츠앱의 DHL 챗봇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작성: 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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