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으로서 독일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목적에 맞는 합법적인 거주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유학, 언어 공부, 혹은 사업 등 거주목적만큼이나 거주허가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따라서 독일 거주 허가 발급이 이번이 처음이라면 어떤 거주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또 내 상황이 바뀌었을 때 어떤 거주 허가로 변경해야 하는지 헷갈리기 마련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한국인이 받을 수 있는 모든 비자를 총정리하여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우리가 독일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
독일에서 거주 허가(이하 비자)를 발급을 위한 목적은 독일 법에 명시가 되어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들었던 블루카드, 어학 비자, 학생비자 등은 모두 아래 4가지 목적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비자카드를 받으면 아래 4가지 목적이 명기되어 있을 것입니다.
– 교육 목적의 거주 허가, Aufenthalt zum Zweck der Ausbildung (§§ 16-17 AufenthG)
– 근로 목적의 거주 허가, Aufenthalt zum Zweck der Erwerbstätigkeit (§§ 18-21 AufenthG)
– 국제법, 인도적, 혹은 정치적 이유로 거주 허가, Aufenthalt aus völkerrechtlichen, humanitären oder politischen Gründen (§§ 22-26 AufenthG)
– 가족적인 사유로 인한 거주 허가, Aufenthalt aus familiären Gründen (§§ 27-36 AufenthG)
망명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 일반인이 받을 수 있는 거주 허가는 교육, 근로, 가족적인 사유로 인한 거주 허가 3가지이고, 이에 따른 거주허가의 종류는 아래 더 자세히 서술하겠습니다.
2. 교육 목적의 거주 허가
– 어학 비자 (Aufenthaltserlaubnis zum Besuch eines Sprachkurses)
독일어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받는 비자로 일주일에 최소 18시간의 어학교육을 어학원 증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텐시브 코스를 수강해야 하며, 주 당 2~3회 1~2시간의 독일어 수업은 어학 비자를 받는데 충분하지 않습니다. 어학 비자를 소지하는 기간은 일을 할 수 없고 최대 1년까지 유효합니다. 향후 대학(원) 진학을 위해서는 유학 준비비자 혹은 유학비자로 변경해야 합니다.
– 유학 준비 비자 (Aufenthaltserlaubnis zur Studienvorbereitung)
대학 입학 자격 (예:수능성적, 고등학교 졸업장)을 갖추고 있고, 주당 최소 18회 독일어 인텐시브 코스, 스튜디엔콜렉(대학 예비 과정)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비자이며, 최대 2년까지 유효합니다. 어학 비자가 단순히 어학 공부만을 위해 주어지는 비자라면, 유학 준비 비자는 향후 대학 진학까지 고려한 비자입니다. 지역과 담당자에 따라 향후 대학 진학을 원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학 비자(1년)로 발급해줘서 나중에 유학 준비 비자(추가 1년)로 바꿔야 하기도 하고, 처음부터 유학 준비 비자(2년)를 발급해 주기도 합니다.
– 유학비자 (Aufenthaltserlaubnis zum Studium)
어학 시험을 통과해서 대학(원) 합격증(Zulassung)을 받으면 유학비자를 신청하여 독일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어학 비자나 유학 준비 비자는 1년 혹은 2년 안에 만료되는 기한이 짧은 비자지만 유학 비자는 학업을 이어가는 동안 걱정없이 머무를 수 있는 비자입니다. 또한 1년에 120일간 하루 8시간씩, 혹은 4시간씩 240일간 일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한다면 아르바이트를 통해 약간의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3. 근로 목적의 거주 허가
– 취업 준비 비자 (Aufenthaltserlaubnis zur Arbeitsplatzsuche nach abgeschlossenem Studium)
독일에서 학위과정을 완료했다면 외국인에게 일자리를 찾기까지 최대 18개월간 받을 수 있는 비자입니다. 이 기간에 취업비자처럼 풀타임으로 일을 해도 상관없습니다. 취업하면 취업 준비 비자 기한까지 계속 머물러도 되고, 일반취업비자 혹은 블루카드 비자로 변경해도 됩니다. 취업 후에도 취업 준비 비자로 머문다면 회사에 종속된 비자가 아니므로, 수습 기간(프로베자이트)중에 회사가 마음에 안 들거나 해고당하더라도 기한 내에 자유롭게 구직이 가능합니다. 향후 영주권 신청할 계획이라면 취업 후에 취업비자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영주권 신청을 위해서는 연금 납부 기한(비자에 따라 21개월~60개월로 상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준비 비자로 머무르는 동안에는 연금 납부 기한으로 산정되지 않아 영주권 신청이 미뤄질 수 있습니다.
– 일반 취업비자 (Aufenthaltserlaubnis zur Beschäftigung)
자신이 전공한 분야와 같은 분야로 취업했다면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독일 회사와 고용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바로 비자가 발급되지 않습니다. 비자 신청은 외국인청에 하지만, 이 신청서류는 외국인청에서 노동청으로 넘어가서 우선권 심사를 받게 됩니다. 우선권 심사란 해당 직군이 독일인, EU 시민, 영주권자의 인력으로 대체할 만한 직군인지 판단 후에 외국인 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우선권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직군이 전문인력으로 분류된다면 이 우선권 심사는 면제받게 됩니다. 취업비자는 발급 시 최대 4년까지 받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1년을 먼저 받고, 그 이후 3년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자를 받고 첫 2년은 회사명이 명기된 종속 비자를 받게 되지만 3년이 지나면 이직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종속 기간 중 이직한다면 처음에 취업비자를 신청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다시 취업비자를 신청해야 합니다.
– 블루카드 비자 (Blaue Karte)
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전문인력 중 2023년 기준 58,400유로 이상의 연봉을 받으면 신청할 수 있으며, 수학, IT, 자연과학, 엔지니어 및 의학 분야는 전문인력 중 부족 직군에 속해 더 낮은 45,552유로의 연봉으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블루카드 비자의 가장 큰 장점은 영주권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보통 33개월 이후에 영주권 신청 자격이 되며 B1 취득 시 21개월 이후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일반 취업비자와 마찬가지로 최초 2년은 회사에 종속된 상태로 일해야 하며, 그 이후에 자유롭게 이직할 수 있습니다.
– 프리랜서 비자 (Aufenthaltserlaubnis zur freiberuflichen Tätigkeit)
소득법 제18조 1항에 따라 과학 분야, 예술 분야, 문학 분야, 교육 분야, 혹은 기타 자영업을 프리랜서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가, 예술가, 번역가, 건축가, 의사 등이 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한다고 해서 모두 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전제는 이 직업을 통해 문화적,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야 이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명기되어 있어 자신의 실적 혹은 작품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 사업자 비자 (Aufenthaltserlaubnis zur selbstständigen Tätigkeit)
독일에서 사업체를 설립하거나, 기존의 사업체를 인수해서 독일에 거주하고자 할 때 받는 비자입니다. 사업자 비자는 비자 신청기준이 명확한 다른 비자와는 달리, 그 기준이 약간은 모호합니다. 알려진 바로는 설립된 사업체가 독일의 지역과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유한회사인 GmbH 설립을 위해 자본금 25,000유로가 필요하며, 상공회의소 등록을 위한 공증 및 서류 작업을 위한 변호사, 그리고 회계사도 함께 구해야 합니다.
– 오페어 비자 (Aufenthaltserlaubnis zum Zweck Beschäftigung als Au-Pair)
말 그대로 오페어는 독일 가정에 게스트 함께 살면서 아이를 돌보거나, 집안일을 도와주면서 독일에 머무를 때 받는 비자로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발급됩니다. 오페어 비자는 18세~26세 이하의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독일어 가정에서 일을 하므로 기본적인 독일어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 오페어 비자를 신청한다면 대사관 직원과 짤막한 대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 아우스빌둥(직업훈련) 비자 (Aufenthaltserlaubnis zum Zweck der Ausbildung)
독일의 아우스빌둥(직업훈련) 자리를 구하면 받을 수 있는 비자입니다. 일반적으로 직업훈련 기간인 3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우스빌둥 비자 소지자는 주당 최대 10시간까지 일할 수 있으며, 직업 훈련 기간 내에 자영업과 같은 다른 경제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직업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취업 준비 비자와 마찬가지 개념으로 거주 허가를 최대 12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비자 신청을 위해선 2023년 기준 월 최소 906유로 이상 생계보장이 가능하다는 증명 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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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족적인 사유로 인한 거주 허가
– 동반 비자
독일에서 일, 학업 등을 이유로 이주한 가족은 생계보장이 될 경우 배우자와 자녀 모두 동반비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취업비자, 유학비자, 어학 비자 모두 동반비자 발급이 가능합니다. 유학비자와 어학 비자 소지자는 일을 할 수 없거나 한정된 시간만 일할 수 있지만, 동반비자를 받은 배우자는 자영업을 포함해 모든 경제활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제약이 없는 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기타 허가
– 워킹홀리데이 비자 (Working Holiday Visum)
독일과 대한민국 간 워킹홀리데이 비자(관광취업을 위한 사증) 협약이 체결되어 2009년 4월 19일 자로 발효된 비자입니다. 이 비자는 만 18세~30세 이하만 신청할 수 있으며, 배우자와 자녀의 동반이 불가합니다. 비자 기한은 최대 12개월이며, 독일 내 단기 취업이 가능합니다. 성공적으로 취업했다면, 일반취업비자 혹은 블루카드 비자로도 변경할 수 있습니다.
– 독일 구직자 비자(Visum zur Arbeitsplatzsuche)와 새로 도입되는 Chancekarte 제도
구직자 비자는 독일에서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6개월간 발급되는 비자입니다. 이 기간 안에 일자리를 성공적으로 찾았다면 역시 취업비자나 블루카드 비자로 변경하여 장기간 머무를 수 있게 됩니다. 이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관련 직종에 최소 5년간 일했던 경력이 필요하며, 독일 학위와 동등하게 인정되는 학위를 소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2024년 초에 도입 예정인 찬스 카드(Chancekarte)제도 역시 새롭게 시행되어 독일 이민 문턱이 낮아질 전망입니다. 기존의 전문직 취업비자나 블루카드 비자는 대학 학위가 있어야 발급이 가능했는데, 찬스카드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전문 학위가 없더라도 해당 직업군의 경력과 나이, 언어 등의 점수를 합산해 일정 점수 이상이 되면 누구나 1년간 독일에서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기존 구직 비자가 최대 6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기간이 1년으로 늘어난 것이며 독일에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누구나 이민자로 받아들이겠다는 독일 정부의 의지가 보이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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