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일에서 인종차별 등 각종 차별 피해를 신고한 사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 연방 차별금지청(Antidiskriminierungsstelle des Bundes)이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직장, 주거, 일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총 11,405건의 차별 관련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수치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4,247건)과 비교하면 거의 세 배 가까운 급증입니다.

인종차별이 가장 많아
전체 신고 중 상당수(43%)는 인종차별 관련이었으며, 그 뒤를 이어 장애(27%), 성별(24%) 관련 차별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여성의 경우 차별 피해 사례가 지난 5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독일 내 시민 3명 중 1명은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차별반대청의 페르다 아타만(Ferda Ataman)은 “독일 사회에서 차별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극우 정당의 부상으로 인해 공개적인 인종차별 발언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신고된 사례 외에도 대부분의 피해자는 여전히 차별 경험을 말하지 못하고 숨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피해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직장과 일상생활 곳곳에서 발생
차별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공간은 직장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3건 중 1건은 구직 활동, 면접, 업무 환경에서 발생한 차별이었으며, 보고서는 특히 직장 내 성희롱, 임금 격차, 기회 부족 등 성별에 따른 차별에 주목했습니다. 젊은 여성들이 향후 임신 가능성을 이유로 채용에서 배제되거나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의 능력이나 성과를 의심하는 분위기도 여전하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일상 속 차별도 광범위하게 나타났습니다. 신고된 사례 중 약 22%는 주택 계약, 식당 출입, 쇼핑 등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한 차별이었습니다.
“독일 차별금지법, 유럽에서 가장 약한 수준”
아타만은 현행 독일의 일반평등대우법(AGG)이 유럽에서 가장 약한 차별 금지법 중 하나라고 비판했습니다. 한 예로 국적을 이유로 한 차별은 일반평등대우법의 직접적인 보호 대상이 아니며, 간접적인 인종차별로만 간주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접수된 신고 중 약 2,350건은 현행법으로 보호되지 않는 영역에서 발생한 차별이었습니다.
정부 기관과 디지털 공간도 문제
또한, 전체 신고 중 25%는 관공서, 경찰, 법원,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차별이었지만, 현행법상 공공기관은 일반평등대우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는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공공부문에도 차별금지법을 적용하고, 국적에 따른 차별을 명시적으로 포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더불어 최근 인공지능, 알고리즘 또는 자동화 시스템에 의한 디지털 차별 가능성도 함께 지적됐습니다. 고령자나 장애인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 더 강력한 규제와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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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람들이 권리를 인식하기 시작
다만, 신고 건수가 늘어난 데에는 사회 전반의 차별 인식 향상과 법적 권리 행사를 시도하는 시민들이 늘어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별금지청은 다양한 언어로 무료 비공개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차별을 경험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작성: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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