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의 기원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합니다. 주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무리의 보호를 위한 방어와 공격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종족의 보존과 민족의 존망을 건 전투와 함께 발전을 거듭한 무예는 각 나라마다 독특한 문화와 환경에 맞춰 체계화되어 오늘날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태권도, 중국의 쿵푸, 태국의 무에타이, 브라질의 카포에라, 그리스의 판크라치온, 프랑스의 사바테등 현대에 와서 스포츠화된 전통 무술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럴진대, 전투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게르만 민족에게 세대를 거쳐 전수 되어온 강력한 실전 무술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Ringen / Kampfringen
레슬링을 뜻하는 Ringen은 고전적인 맨손 겨루기이자 전투 기술 시스템입니다. 고대 게르마니아부터 연마되었다고 알려진 비무장 겨루기는 부둥켜 안고 바닥에 매다 꽂으며 상대를 제압하는 오히려 ‘씨름’에 가까운 형태였습니다. 당시에도 심신 단련을 위한 스포츠로 행해지던 Ringen은 전투 목적의 실전 격투기 형태로 진화합니다. Kampfringen으로 불리는 실전 무술은 펀치, 발차기, 꺾기 등 가능한 모든 기술을 사용하는 오늘날 종합격투기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이 강력했을 법한 독일의 전통 겨루기 무예는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접어들어 귀족의 Ringen 경기 참가를 금지하면서 하층민들 사이에서만 행해지며 ‘민속 레슬링’ 형태로 희미하게 남아있습니다.
※ Ott Jud – 15세기 오스트리아 유태계 Ringen 마스터. 당시 격투의 달인으로 불리며 Kampfringen의 기술들을 체계화, 문서화한 인물. 전해지는 교본서는 남아 있지 않지만 이후 군대 교관들에 의해 그의 기술과 격투 시스템이 전수되었다고 합니다.
Deutsche Fechtschule
직역하면 ‘독일 펜싱 학교’로 오해할 만 ‘독일식 검술’입니다. 중세 신성로마제국 시절부터 교육된 전투 교범이자 격투 시스템을 총칭합니다. 실전 전투 기술로 연마되던 당시에는 ‘Kunst des Fechtens’라 불렸다고 전해집니다. 오늘날 펜싱보다 넓은 의미로 장검, 쌍날검, 단검, 봉술, 레슬링(Ringen), 기마술 등이 총망라된 방대한 전쟁 기술의 집대성입니다. 살상을 위한 검술(Ringen am Schwert)에서 시작된 ‘독일식 검술’은 맨손 격투(Kampfringen)와 결합하여 보다 전문화된 전투 기술로 발전하였고 ‘백병전’에서 강력한 일당백 전사들을 양성합니다.
고대와 중세를 거쳐 우수한 전투 민족으로 성장한 게르만 선조들의 유산인 듯 남아있는 교본서의 상당수는 독일어 버전이라 전해집니다. 그러나, 전쟁의 광기와 야만의 시대를 지난 17세기 이후 ‘Fechtschule’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귀족층으로 서서히 옮겨지며 오늘날 스포츠 펜싱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 Johannes Liechtenauer – 14세기 독일 검술의 마스터. ‘독일식 검술’ 대가의 가르침은 특히, 장검을 이용해 싸우는 17가지 기술이 유명하며 그가 남긴 교본서는 필사본으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 중세 ‘Deutsche Fechtschule’ 의 중심지는 아우크스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뉘른베르크 지역이었으며 유럽 엘리트 무인들의 성지였다고 전해집니다.
Deutsches Ju-Jutsu
1967년 독일에서 개발된 자기방어 시스템입니다. 일본의 유술(주짓수)에 기반한 독일식 Ju-Jutsu는 유도, 가라테, 합기도 기술을 체계적으로 접목하여 실전성을 높였습니다. 2000년 이후 삼보, 영춘권, 무에타이등 현존하는 전통 무술의 장점들을 흡수 통합한 종합 격투 기술로 발전하였고, 초기 유도, 합기도 스타일의 던지기, 꺽기 기술에서 타격과 회피를 결합한 실용적인 무술로 진화를 거듭하는 중입니다. 특이하게 독일 연방 내무부의 주도 하에 개발이 진행된 ‘독일식 유술’은 연방 경찰, 세관, 사법부 및 군대에서 공식적으로 도입한 비무장 호신술로 ‘독일 무술’의 새로운 역사를 이제 막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 Deutsches Dan-Kollegium –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이 협회는 독일의 모든 무도 스포츠를 대표한다고 주장합니다. 독일의 최초이자 가장 오래된 무도 단체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뉴스
우리 아빠들을 위한 RC AUTO : Funkferngesteuertes Modellauto 구매 시 고려할 점 (입문자 편)
수십 년이 지난 유년 시절, 아주 고가의 무선 조종 스포츠카를 생일 선물로 받았다며 자랑하던 친구를 부러워 한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구코 인터뷰]세계랭킹 5위의 한국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에서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이동언 감독의 열정 도전기!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를 거쳐서 독일 태권도 팀의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고,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이동언 감독님을 인터뷰하였습니다. 태권도 종주국의 명예를...
태권도의 멋스러운 품세나 태극권의 우아한 몸동작은 차치하고 그럴듯한 문파나 거창한 권법 초식 한 동작 찾아보기 힘든 독일의 무술 세계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문화와 국민성답게 철저히 실용적인 실전 위주의 격투 시스템을 도입하고 개발해 온 것 만은 사실입니다.
이하는 중세 독일식 맨손 격투의 초절정 고수 Ott Jud의 가르침 중 시의 형태로 전해지는 일부 구절입니다.
“싸움 및 결투에서 모든 기술을 시작할 때 하나님을 경외하는 완전한 겸손으로 하나님과 성신에게 기도해야 한다. 그런 다음 겨루기를 시작하여 처음에는 두 손으로 적의 왼손을 잡고 그를 오른쪽으로 당기고 오른쪽 발로 그의 오른쪽 발 뒤를 걸고 오른쪽 팔로 그의 왼쪽 손을 받치고 오른쪽 다리로 후려치며 던져라!”
우리의 ‘민속 씨름’ 기술 중 ‘팔잡아 돌리기’’밭다리 후리기’ 2단 콤보를 글로 풀면 이런 느낌일까요?
작성 : 오이스타
- 독일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 얼마나 만족하며 살고 있을까요? ‘독일 생활 만족도‘ 설문을 참여해주세요.
-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세요! 여기에 기부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현실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 꼭 필요한 기부품과 불필요한 기부품
- 구텐탁코리아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 제보 및 기사 요청을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제보: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