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게 독일에서 집을 구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괜찮은 매물 하나에 수십, 많게는 수백 명이 몰리고, 문의를 보내도 답을 받지 못하거나 이유 없는 거절을 겪는 경우도 흔합니다. 특히 이름이나 출신 배경 때문에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적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에서 집을 구하던 한 여성이 이름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해당 사건이 현재 연방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같은 조건으로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에 문의했지만, 이름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이 돌아왔다는 것이 쟁점입니다.

이름 바꾸자 달라진 답변
독일 부동산 플랫폼 ImmobilienScout24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에서 초등학교 교사인 후마이라 와심(Humaira Waseem)은 남편과 어린아이와 함께 거주할 집을 찾고 있었습니다. 헤센주 그로스게라우(Groß-Gerau)의 한 매물을 발견한 뒤 중개인에게 연락했지만, 곧바로 “더 이상 가능한 현장 방문 일정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에 의문을 품은 와심은 잠시 뒤 동일한 인적 사항을 사용하되 이름만 독일식으로 바꿔 ‘율리아 슈나이더(Julia Schneider)’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의했습니다. 이번에는 중개인이 집을 볼 수 있는 일정을 제안했습니다.
반복 실험으로 굳어진 차별 의심
와심은 자신의 파키스탄계 이름 때문에 거절당했다고 의심했고, 연방 차별금지청이 권고하는 이른바 ‘테스팅’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동일한 조건과 설명을 유지한 채 이름만 바꿔 여러 차례 문의한 결과, 외국계 이름에는 거절이, 독일식 이름에는 초대가 이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손해배상 청구, 2심에서 승소
와심은 민족적 출신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중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일반평등대우법(AGG)에 근거해 3,000유로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일반평등대우법은 민족적 출신, 성별, 연령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름슈타트 지방법원은 와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외국계 이름만 반복적으로 거절당한 정황이 차별을 시사하는 충분한 간접 증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중개인은 해당 시점마다 일정이 이미 찼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입증하지는 못했습니다. 중개인 측은 해당 건물에 이탈리아인과 폴란드인 등 외국 국적의 세입자도 거주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증언이 오히려 와심이 차별받았다는 정황을 강화한다고 봤습니다. 언급된 국적들이 무슬림 다수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 이유였습니다.
연방대법원, 핵심 쟁점 두 가지 심리
중개인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고, 사건은 연방대법원(BGH)으로 넘어갔습니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가짜 지원자를 활용한 테스팅 결과가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차별이 발생했을 경우 중개인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아니면 집주인을 상대로 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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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중개인이 책임질 수 있다”
심리 과정에서 대법원 제1민사부는 테스팅 결과가 차별을 입증하는 허용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또한 중개인이 소송의 적절한 상대방일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습니다. 재판부는 중개인이 사실상 ‘문지기(Gatekeeper)’을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관심 있는 임차인이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는 집주인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중개인이 차별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차별금지법의 취지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중개인 측 “집주인을 상대로 해야 한다”
중개인 측 변호인은 일반평등대우법이 계약 당사자인 집주인과 임차인을 상정한 법률이라며, 중개인은 책임 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차별이 있었다면 임차인이 집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와심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중개인이 책임지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보호 공백이 발생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주택 지원자들은 집주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며, 중개인이 집주인의 지시에 따라 차별했는지를 입증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판결은 수주 내 선고될 예정
연방대법원은 몇 주 내로 최종 판결을 선고할 예정입니다. 이번 판단은 특히 이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주거 접근권과 직결된 사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독일 통합·이주연구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계 또는 무슬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주택이나 부동산을 구할 기회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작성: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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