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생활은 항상 양면의 동전처럼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익숙하지 않은 환경으로부터 느끼는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독일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장점과 단점을 각각 정리해 보았습니다.
독일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장점 5가지
1. 외국인에 대한 취업 기회가 많은 나라입니다.
독일은 유럽 최대 경제 대국으로 유명 다국적 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앞다퉈 모여드는 나라입니다. 독일은 전문 인력(Fachkräfte)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에 이민법을 개정하고 취업 비자의 문턱을 낮추면서 외국인 기술자나 노동자들을 유치하려고 합니다. 2021년 독일인들의 평균 임금은 연간 약 49,200유로이며, 저임금 노동자들은 유럽에게 가장 높은 최저임금인 시간당 12유로를 받습니다.
2. 워라밸이 가능합니다.
독일 직장인들은 연간 최소 4주의 휴가를 보장받습니다. 연간 30일을 본인이 원하는 기간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Brückentage를 이용한다면, 일주일 이상의 긴 휴가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보통 8시에 출근하고 5시에 퇴근하며 야근은 거의 없습니다. 노동법상 하루 최대 10시간을 넘게 근무할 수 없고, 주 40시간 이상 일을 하면 임금을 더 많이 지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생활 물가가 저렴합니다.
최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물가가 다소 오르긴 했지만, 독일 물가는 여전히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Lidl, Aldi 등 독일 할인마트에서 질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대중 교통비는 정부 지원으로 싼 값에 살 수 있습니다. (얼마전 독일정부는 대중 교통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 49유로 티켓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공공 사회체육시설에서 수영장, 테니스장, 축구장, 농구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매달 지급되는 킨더겔트(양육수당)과 국공립대학교까지 제공되는 무상 교육도 낮은 생활 물가를 형성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4.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독일인들은 세계적으로 환경 의식이 앞선 나라일 뿐만 아니라,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개인의 삶이 행복한지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는 얼마나 쉽게, 얼마나 자주 자연을 즐기냐는 것입니다. 독일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호수, 숲, 산, 공원에 쉽게 갈 수 있고, 취미로 자전거 타기, 트래킹, 캠핑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5. 유럽 국가 중 우수한 치안을 자랑합니다.
독일은 기본적으로 노르웨이나 룩셈부르크와 비슷한 수준의 치안 상태를 보입니다. 소매치기와 자전거 도난사고는 가끔 발생하지만, 총기난사와 같은 심각한 범죄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지갑이나 여권을 소매치기 하는 사건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불법체류 관련 범죄가 다소 늘어나긴 하였으나, 여전히 유럽 국가 중 우수한 치안을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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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단점 5가지
1. 독일의 행정 서비스는 느리고 복잡합니다.
독일 특유의 관료주의(Bürokratie)로 행정 처리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먼저 모든 절차는 사전에 Termin(예약)을 잡아야 합니다. 아주 간단한 업무라도 사전 예약 없이는 절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비자(Aufenhaltstitel), 주소지 등록(Anmeldung), 운전면허증 (Führerschein)을 관공서에서 처리하려면 독일의 답답한 행정 업무 시스템에 놀라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전자문서나 전자서명은 찾아보기 힘들고, 모든 과정이 종이 서류로 진행됩니다. 최종 문서는 몇 주 후에 편지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독일 공무원들의 대단한 „종이“사랑 덕분에 간단한 업무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됩니다.
2. 집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최근 독일은 주택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로 건설사들이 주택 건설은 포기하거나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주택 공급은 줄었습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택 수요가 급증하면서 독일 전역에서 주택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일자리가 많은 베를린과 함부르크, 뮌헨, 프랑크푸르트 등 대도시에서는 안전하고 저렴한 집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3.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나라입니다.
독일의 세금 (연금 및 의료보험료 포함) 은 소득의 약 40%나 되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가족 구성과 소득 형태에 따라 세금 등급(Steuerklassen)이 6개로 나뉩니다. (예. Steuerklasse 1 : 미혼, 이혼, 사별, Steuerklasse 2 : 한부모 가정, Steuerklasse 3 : 외벌이 가정에서 소득이 있는 사람, Steuerklasse 4 : 맞벌이 가정 부부, Steuerklasse 5 : 외벌이 가정에서 소득이 없는 사람, Steuerklasse 6 : 직업이 두개 이상인 경우) 세금은 결혼을 하면 약 30%로 낮아지지만, 이 또한 비싼 것이 사실입니다. 노후에는 세금 덕분에 복지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당장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4. 간단하고 소박한 독일 음식 문화에 실망할 수 있습니다.
독일 요리는 학센 (Schweinhaxe), 소시지(Wurst), 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 슈니첼(Schnitzel) 등이 유명하지만, 이 전통 요리는 사실상 평소 독일인들이 가정에서 먹지 않는 것들입니다. 독일인들의 주식은 매우 간단히 빵, 소세지, 치즈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아침에는 독일식 건강빵에 슁켄(Shinken), 치즈, 과일을 먹고, 점심이나 저녁에도 간단히 파스타나 샐러드, 샌드위치 등을 먹습니다. 독일은 주변 국가인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고 소박한 식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5. 길고 우울한 겨울 날씨가 장기간 지속됩니다.
독일은 여름에 유독 해가 길어서 일부 북부 지역은 밤 10시까지도 해가 지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늦게까지 비어가르텐을 즐기고, 느긋하게 야외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짧은 가을이 지나 긴 겨울이 다가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겨울에는 오후 4시부터 해가 사라지고, 춥고 긴 겨울이 3~4월까지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독일 사람들은 햇빛으로 얻는 비타민D가 종종 부족하여, 겨울에는 반드시 비타민D를 챙겨 먹습니다. 우울한 겨울을 지혜롭게 나기 위해서는 지인, 이웃과 교류를 자주 하고,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기면서 겨울을 보내야 합니다.
작성: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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