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명시한다. 이는 국외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이 보장한 주권자이며, 투표권은 기본권이다. 하지만 최근 프랑크푸르트(독일)에서 벌어진 한인 재외선거 참여 실패 사례는 헌법이 보장한 투표권이 현실에서는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필자 또한 프랑크푸르트에 거주 중인 재외선거인으로 이번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재외선거인 등록 신고 마감 기한을 놓쳐버린 것이다. 필자가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에 확인한 결과, 담당 영사로부터 “이미 등록 마감이 되었으니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프랑크푸르트 관할지역에 거주하는 여러 한국인들도 4월 24일이라는 신고·등록 마감일을 미처 알지 못했다가 마감일이 지나서야 이를 알게 되었다. 뒤늦게 문의했던 이들 역시 영사관 측의 답변은 똑같았다. “늦었다”,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냉담한 응대만 반복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제도의 근본적 문제를 보여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재외공관 자료에 따르면 재외선거 국외부재자 신고·재외선거인 등록 기간은 2025년 4월 4일부터 24일까지로 한정됐다. 특히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 기한 역시 4월 24일로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달리 말하면 해외 유권자가 투표 자격을 얻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절차를 불과 3주 남짓한 기간 내에 마쳐야 한다는 뜻이다. 등록 이후 실제 재외투표는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진행되며, 한국 내 본투표일은 6월 3일로 예정됐다. 본투표일 기준으로도 거의 한 달 전에 재외선거 등록을 완료해야 비로소 해외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재외선거 등록 마감 시점이 이른 데다, 안내와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이 문제다. 2016년 실시된 모의 재외선거에서도 “홍보 부족 문제”가 지적됐던 바 있다. 당시 뉴욕 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는 재외선거 관련 정보가 투표 당일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실제 필요한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지 못했다는 언급이 있다. 이번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외선거 신고·등록 기한이 정해진 4월 24일까지는 해외 거주 한국인 대부분이 일상적인 생활에 치여 인지하기 어려운 시기였다. 프랑크푸르트를 포함한 유럽 거주 한인들은 선거운동이나 현지 한국어 언론, SNS 등을 통해 홍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결과적으로 사전 안내가 미흡해 등록 마감을 놓친 이들이 속출했다.
특히 재외공관의 소극적 태도도 문제를 키웠다.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은 SNS에 등록 안내를 게시하기는 했으나, 마감이 다가오도록 별도의 추가 알림이나 안내 문자를 발송하지 않았다. 재외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일정 안내가 있으나, 해외에 체류하는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충분한 공지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감일이 지나자마자 영사관이 “신청할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한 것은 헌법이 보장한 투표권을 사실상 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해외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보이지 않았다. 위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도 전반에 걸친 개선이 시급하다.
첫째, 재외선거 신고·등록 기간을 연장하고 사전 알림을 강화해야 한다. 마감일만 공지하는 지금 방식으로는 해외 교민들에게 정보가 닿기 어렵다. 각 재외공관은 한국인 명단을 활용해 이메일이나 문자, 커뮤니티 메시지 등을 통해 직접 통지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둘째, 재외선거 홍보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영사관 홈페이지와 SNS뿐 아니라 한인회, 유학생·주재원 모임, 한국어 언론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개월 전부터 반복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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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투표 방법의 다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등록 후 영사관을 방문해야만 투표할 수 있으나, 우편투표(사전투표)나 전자투표 등을 도입할 수 있는지 관계 법령 개정 검토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재외선거 제도를 국제 기준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마감 기한 이후에 재외국민이 신고하지 못한 사유를 소명하면 다음 선거까지 유효하게 등록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마련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재외선거 신고·등록 기간을 연장하고, 마감 1개월 전부터 집중 안내 실시
재외공관의 적극적인 홍보책 마련 (SNS·메일·한인단체 협조 등)
우편투표·전자투표 등 편리한 투표 방식 도입 검토, 중앙선관위·외교부 협력 강화 및 공직선거법 개정 추진, 해외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들도 주권자로서 동등한 투표권을 가져야 한다. 헌법이 보장한 권리가 절차적 미비로 인해 사라져서는 결코 안 된다.
공직선거법과 행정 시스템을 조속히 정비해 재외선거의 접근성을 높이고, 대사관·총영사관이 주도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거 때마다 ‘눈뜨고 투표권을 잃어버리는’ 해외동포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가 부러워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헌법 속 선언으로만 남지 않도록, 국가와 선거관리기관은 책임 있는 자세로 재외국민의 투표권 보장에 나서야 한다.
- 작성: 이미지 / 프랑크푸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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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에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선거권을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재외국민에게도 적용되는 중요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본권은 권리인 동시에 ‘책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프랑크푸르트 지역에서 재외선거 등록 마감일을 놓친 사례를 두고 헌법적 권리가 박탈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등록 마감일을 인지하지 못한 개인의 책임을 국가 또는 영사관 측에 전가하는 주장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수많은 재외국민들이 정해진 기한 내에 문제없이 등록을 완료하였다는 점은 이를 반증합니다. 일정과 요건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공지되었으며, 그에 따라 준비한 사람들은 아무런 문제 없이 선거에 참여할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행정 절차는 공정성과 일관성이 핵심입니다. “하나하나 안내해줘야 한다”는 식의 요구는 결과적으로 행정력 낭비이며, 형평성에도 어긋납니다. 특히, 본국에 거주하지 않고 소득활동도 대한민국 내에서 하지 않으며 실질적인 조세 의무를 지지 않는 재외국민에게까지 과도한 행정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습니다. 재외공관은 한정된 인력과 자원으로 중요한 외교 및 민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선거를 위한 안내와 준비 역시 그 중 하나일 뿐, 전부가 아닙니다.
결국 선거 참여는 자유이자 책임입니다. 중요한 마감일과 절차는 개인이 스스로 챙겨야 할 영역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의무와 책임도 함께 인식해야 하며, ‘몰랐기 때문에 구제해달라’는 식의 논리는 선거 제도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전자투표 도입에 대한 우려
한편, 전자투표의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현재 부정선거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전자투표 시스템은 오히려 의혹만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전자투표는 그 자체로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으나, 시스템의 보안성, 인증 절차, 해킹 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전자투표가 도입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보안 문제나 부정선거 논란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특히, 부정선거 의혹이 이미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그 신뢰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우려는 충분히 타당합니다. 재외선거와 관련된 의혹을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선거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며, 전자투표는 이 과정에서 오히려 투명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자투표의 도입보다는 기존의 투표 시스템을 강화하고,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먼저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또한, 선거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후에야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선거권은 책임도 함께 따르니, 놓쳤다면 본인 책임이다”라는 논리, 겉으로 보면 그럴듯해 보일지 몰라도 헌법적으로는 굉장히 위험한 주장입니다.
선거권은 어디에 사는지,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와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보장받는 권리입니다. 이 권리를 책임이라는 명목으로 가볍게 다룰순는 없는거죠.
프랑크푸르트 지역에서 재외선거 등록 마감일을 놓친 사례가 있었다고 해서, “몰랐던 건 니 책임”이라는 식의 말은 권리를 개인에게만 떠넘기는 위험한 발상이고 실제로 수많은 재외국민이 아무런 정보도 받지 못한 채 마감일을 지나쳤고, 이는 단순한 ‘개인 실수’가 아니라 명백한 ‘행정 실패’입니다. 그걸 “다른 사람은 다 했는데 왜 너만 못했냐”는 식으로 몰아가는 건 책임 전가일 뿐이에요.
“행정력이 낭비된다, 공정성을 해친다”는 주장도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참정권보다 중요한 행정의 효율성이 어디 있나요? 행정은 효율만 따지는 기계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도구입니다. 적어도 선거 일정과 같은 중요한 정보는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도달했어야죠.
“세금도 안 내면서 왜 권리만 주장하느냐”는 말도 헌법적 관점에서는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국내에도 수입이 없어서 세금을 내지 않는 국민은 많습니다. 그분들한테도 “세금 안 내니까 투표하지 마세요”라고 할 수 있나요? 조세 의무 여부로 권리를 가르고 싶다면 헌법을 다시 쓰자는 말부터 꺼내야 할 겁니다.
재외공관이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면 최소한의 시스템 개선이나 안내 방안을 마련할 책임이 공관에 있습니다. 공관은 외교만 하는 곳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행정기관입니다. 권리를 보장하는게 본업이에요.
선거 참여는 의무가 아닙니다. 헌법상 자유로운 권리입니다. 그래서 행정은 그 권리를 보장할 책임이 있는 겁니다. ‘몰랐으니 니 책임’이라는 식으로 정당화하려는 논리는 민주주의를 굉장히 편의적으로 해석하는 태도입니다.
전자투표 논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선거 의혹은 여러 차례 선관위의 해명, 법원의 판단, 헌법재판소 및 대법원의 판결, 그리고 국제 감시단의 평가 등을 통해 명백한 증거가 없고 선거는 정당하게 치러졌다는 결론이 반복적으로 내려졌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부정선거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결국 선거에서 패배한 자들의 책임 회피일 뿐입니다. 마치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채 떼를 쓰는 모습처럼 보이는거죠. 이런 상황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는 표현은 객관적 사실과는 완전히 어긋납니다. 부정선거 논란이 있다고 하면서도 막상 선거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신뢰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밀어내는것 또한 모순입니다. 오히려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죠. ‘의혹이 있으니 하지 말자’는 식의 접근은 발전을 가로막는 핑계에 불과합니다.
재외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권리는 요구가 아니라 보장받아야 할것이죠. 공관의 태도와 제도가 그 권리를 외면하는 순간 진짜 훼손되는건 선거가 아니라 민주주의 그 자체입니다
세금 안낸다고 과도한 행정 서비스라니 좀 상처받네요ㅠㅠ우리는 국민 아닙니까? 그래서 영사관 직원들이 그렇게 눈을 세모나케 뜨고 불친절하게했나 싶은게 영사관에서의 불쾌했던 경험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영사관 직원 분들 다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친절한 분도 있었어요 오해없으시길 ㅎㅎ 영사관 직원 분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