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지움 G8와 G9 과정, 무엇이 다를까?

독일의 인문계 고등학교라고 할 수 있는 김나지움은 지역에 따라, 학교에 따라 G8와 G9으로 교과과정이 나뉘게 됩니다. 쉽게 말해 G8와 G9의 차이는 크게 김나지움의 교육 기간이 8년인지 9년인지에 따라 나뉘는 것인데요. 김나지움 기간을 8년으로 할 것인지, 9년으로 할 것인지는 오래전부터 교육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도 갑론을박이 많았던 이슈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연방 주에서는 학생과 부모가 G8나 G9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정치적인 이슈들은 차치하고, G8와 G9의 차이는 무엇인지, 또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과과정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지역에 따라 다른 독일의 김나지움 과정

독일의 김나지움 과정은 크게 과거 동독과 서독 지역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동독지역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튀링엔 자유주, 작센안할트주, 브란덴부르크주, 베를린, 작센 자유주는 G8(김나지움 8년 과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동독지역이 아닌 예외 지역으로 함부르크와 자를란트주, 브레멘도 G8 과정을 제공합니다. 반면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등은 G8 교과과정이 우세하지만, G9 교과과정 역시 제공하는 김나지움이 섞여있습니다. 예외적으로 바이에른주와 니더작센주는  2011년 이후로 G8에서 G9으로 교과과정이 변경되었고, 헤센주는 G8와 G9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2. G8와 G9의 차이점

Emnid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김나지움 진학을 앞둔 부모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약 8명의 부모가 G8보다는 G9 교과과정을 선호한다고 조사되기도 하였는데, 그 이유로 학교에서는 학업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술과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지목되었습니다. 그렇다면 G8와 G9 교육과정이 갖고 있는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요?

– 나이

G8와 G9의 첫 번째 차이는 졸업 후 나이입니다. G9 과정을 졸업하면 다른 유럽 국가 고등학교 졸업생보다 1년이 더 많은 나이로 졸업하게 됩니다. G8 과정을 졸업하면 다른 나라 아이들과 같은 조건의 나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졸업 후에는 일을 하거나, 학업을 시작하거나, 개인 발전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반면 G9 과정의 아이들은 G8 아이들보다 교육과정 중에 더 많은 해외 경험을 가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학창 시절에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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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에 대한 부담과 교육의 질에 대한 걱정

G8 과정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공부에 대한 부담입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아비투어를 보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매우 짧다고 느끼기도 하며, G8 과정은 지나치게 성능 지향적인 교육모델이라고 비판받기도 합니다. 짧아진 기간 만큼이나 교육의 질 역시도  수업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습니다.

– 연구 결과는 G8 교육과정이 더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여

독일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G8 과정의 학생이 PISA 시험(OECD에서 실시하는 국제 학교 성과 연구)에서 더 높은 성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는 늘어난 학습량과 더 집중적인 교육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육 기간이 1년 더 단축된 만큼 G8의 수업 시간은 G9보다 더 길어졌고, 평균적으로 G9보다 G8의 교과과정이 일주일에 2번의 수업 시간이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G8와 G9의 대략적인 교과과정 비교

김나지움 과정은 크게 Unterstufe, Mittelstufe, Oberstufe 총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Unterstufe는 보통 G8와 G9 모두 5~6학년, Mittelstufe는 G8는 7학년~9학년 / G9은 7학년~10학년, 그리고 아비투어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Oberstufe는 G8는 10학년~12학년 / G9은 11학년~13학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교과과정의 차이는 지역과 학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더 쉬운 이해를 위해 G8와 G9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헤센주의 한 김나지움의 교육과정을 예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시로든 학교에서는 Unterstufe가 G8는 3년(7학년까지), G9은 4년(8학년까지)으로 평균보다 1년씩 더 길게 계획되었으며, 그 이후 Mittelstufe와 Oberstufe과정은 G8와 G9 과정이 공통적으로 각각 3년, 2년 과정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주 단위 수업 시간입니다. Unterstufe에서는 G8가 G9보다 주당 2시간~2.5시간으로 수업 시간이 더 깁니다. 학년이 올라가 Mittelstufe로 접어들면 수업 시간의 격차는 더 늘어나 G8가 주당 3시간~4시간 더 강도높은 수업을 받고, 아비투어를 준비하는 Oberstufe가 되면 G8와 G9의 수업 시간 차이는 동일하게 됩니다. G8와 G9을 1:1로 놓고 비교해 보니, G8는 본격적인 사춘기로 접어드는 Mittelstufe 기간에 수업의 강도도 높아져 아이가 어쩌면 더 힘들어 할 수 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의 인생을 길게 보면 1년의 차이는 그리 큰 차이가 아닐 것입니다. 다만 G8와 G9, 두 가지 교육과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이번 글을 통해 독일 교과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시길 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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