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헬스장이나 인터넷, 전기·가스,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이용하다가 계약을 해지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지 버튼을 찾기 어렵게 만들거나, 해지 직전 할인 혜택을 제시하며 계약 유지를 유도하는 사례도 흔했습니다. 하지만 독일 연방대법원(BGH)이 최근 이러한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앞으로는 온라인 계약 해지가 훨씬 쉬워질 전망입니다.

FitX 계약 해지 버튼 의무 위반 소송
이번 판결은 독일 소비자단체연합(Verbraucherzentrale Bundesverband)이 피트니스 체인 FitX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나왔습니다. 소비자단체는 FitX 홈페이지가 소비자가 쉽고 직관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해지하려면 바로 해지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실제로 기존 FitX 홈페이지에서는 회원이 해지를 시도하면 먼저 주황색으로 크게 표시된 ‘셀프서비스로 계약 일시중지(Pause your contract via self-service)’ 문구가 눈에 띄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실제 해지 신청 화면은 페이지 아래쪽으로 스크롤해야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해지 대신 계약을 일시 중지하도록 유도한 것입니다. 독일 연방대법원은 이러한 방식이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계약 해지 페이지는 소비자를 곧바로 해지 절차로 연결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I ZR 200/25).
대부분의 온라인 계약에 적용
이번 판결은 FitX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온라인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대부분의 서비스 사업자가 대상입니다. 대표적으로 헬스장 회원권,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신문·잡지 구독, 전기·가스 공급 계약, 인터넷·휴대전화 통신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가 포함됩니다. 반면 대출, 보험, 기타 금융상품은 별도의 법률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번 판결 대상에서는 제외됩니다. 독일 소비자단체연합은 이번 판결을 소비자 보호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해지 방해 없는 간편 해지 버튼 의무
법원 판결에 따라 기업들은 계약 해지를 방해하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독일 법률사무소 Dr. Böse Rechtsanwälte의 발표에 따르면, 특히 다음과 같은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해지 대신 할인 혜택 제안
- 더 저렴한 요금제나 다른 상품으로 변경 권유
- 계약 일시중지 선택을 먼저 보여주는 방식
- 불필요한 로그인 절차를 추가해 해지를 어렵게 만드는 방식
-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해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식
즉, 소비자가 해지 버튼을 누르면 바로 해지 절차가 시작되어야 하며, 중간에 계약 유지를 유도하는 화면으로 우회시켜서는 안 됩니다. 또한 독일 민법(BGB) 제312k조에 따라 해지 버튼과 해지 확인 페이지는 항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제공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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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정보는 요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업자가 계약 확인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이름, 이메일 주소, 집 주소, 계약번호와 같은 정보는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외에 계약 해지를 어렵게 만드는 추가 절차를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지금 해지(Jetzt kündigen)’ 버튼 등을 통해 바로 계약 해지를 완료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해지가 어렵다면 이렇게 대응하세요
온라인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방해 요소가 있다면 먼저 증거를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할인 제안이나 광고, 계약 일시중지 권유 화면 등이 나타난다면 화면을 캡처하고 웹주소(URL), 날짜, 시간을 함께 저장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가능하면 ‘Jetzt kündigen(지금 해지)’ 버튼을 찾아 해지를 진행하세요.
- 해당 버튼이 없다면 고객센터 이메일로 직접 해지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때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사용하면 됩니다. Hiermit kündige ich meinen Vertrag fristgerecht zum nächstmöglichen Zeitpunkt. (본인은 계약을 가능한 가장 빠른 계약 종료일에 맞춰 적법하게 해지합니다.)
- 전화로만 해지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을 경우에도 대부분의 스트리밍 서비스나 헬스장 회원권 등 일반적인 소비자 계약은 온라인 절차만으로 충분합니다.
해지 신청 후에는 즉시 확인을 받아야
사업자는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계약 해지를 신청하면 즉시 해지 접수 확인을 제공해야 합니다. 소비자는 해지 확인 메일이나 화면을 반드시 보관하고 계약 종료일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사업자가 법에서 정한 해지 절차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면 원래의 해지 기한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계약 해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가까운 소비자센터(Verbraucherzentrale)에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작성: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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