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등 유럽의 교회에 가보면 미사나 예배를 보는 이들이 많지 않아 종종 놀라게 된다. 주일이면 몇 부로 나누어 미사나 예배를 보는 한국의 상황과는 다르다. “교회에 오는 신자들이 많지 않은데 교회 운영을 어떻게 하며, 종교 활동은 어떻게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교회에 나오는 이들이 적어도 운영이나 종교 활동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교회세(Kirchensteuer)라고 하는 종교세 때문이다. 그러면 교회세 세율은 어느 정도이고 왜 도입되었을까?
신자들이 거주지 관할 재무관청(Finanzamt)에 가톨릭 또는 개신교 신자라고 등록하면 국가가 대신 징수한다. 교회세 세율은 임금 또는 소득세의 8-9%로 주(Land)에 따라 다르다. 바이에른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는 8%, 그외 다른 주들은 9%다. 신자 1인당 년 평균 300유로, 매월 25유로(약 3만 7,000원)의 교회세를 내고 있다.
교회세 총 징수액은 얼마나 될까? 2020년에 119억 유로였다. 2019년의 127억 1천만 유로에서 8억 1천만 유로가 줄어든 것이다.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실업자가 늘고, 소득도 줄었기 때문이다.
재무관청은 징수한 교회세를 가톨릭과 개신교 본부에 보낸다. 2019년에 가톨릭 교단은 67억 6천만 유로를, 개신교단은 59억 5천만 유로를 받았다. 재무관청은 징수한 금액에서 3%를 수수료로 공제하고 보낸다. 징수하는데 인력 고용 등 각종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징수한 교회세는 종교 활동이외에 교회건물 유지 보수, 문화활동, 학교 운영, 사회시설 운영 등에 사용된다.
그러면 왜 국가가 교회세를 징수하게 되었나? 이는 역사적인 이유때문이다. 신성로마제국에서 교회는 그 자체가 하나의 주권 국가였다. 신성로마제국이 1806년 멸망하기에 앞서 1803년 레겐스부르크에서 열린 제국의회의 결의에 따라 교회의 재산은 국가에 귀속되었다. 재산도 빼았기고 수입도 없어지면서 교회는 종교 활동이 어렵게 되었다. 교회가 계속 종교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회세를 도입한 것이다.
독일의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를 합한 기독교 신자는 약 4,300만 명(2020년 기준)이다.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데 2000년 이후 지난 20년 동안 약 1/4이 줄어들었다. 오늘날 독일 교회들은 신자들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어떻게 더 늘려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 출처: 독일 정치 · 문화연구소
- 손선홍: 외교관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베트남, 스위스에서 근무했다. 퇴직후에는 충남대학교 평화안보대학원 특임교수와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로 지냈다. 현재는 독일 정치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며 글쓰기,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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