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거리를 걷다 보면, 사람만큼이나 반려동물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공원에서, 지하철에서, 심지어 카페 테라스에서도 반려견과 함께하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독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견종은 무엇일까요? 또, 유럽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품종이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을까요? 그리고 조금 특이한 반려동물은 어떻게 독일 가정에 자리 잡게 되었을까요? 지금부터 유럽의 반려동물 문화를 한 바퀴 둘러보겠습니다.
독일 : ‘셰퍼드 왕국’에서 ‘소형견 천국’으로

오랫동안 독일의 대표견은 저먼 셰퍼드(German Shepherd)였습니다. 군견, 경찰견, 가정견으로 두루 사랑받으며, 독일인의 근면성과 충성심을 상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활 환경과 문화 변화에 따라 소형견과 도시형 견종의 인기가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 독일 인기 견종 Top 5 (2024년 기준)
1. 프렌치 불도그 (French Bulldog) – 작은 체구, 큰 눈망울 그리고 다소 우스꽝스러운 코골이 덕분에 폭발적 인기. 작은 체구 덕분에 도심 아파트 생활에 최적화.
2. 치와와 (Chihuahua) – 가방 속에 쏙 들어가는 ‘모바일 반려견’. 특히 젊은 1인 가구에게 인기.
3. 저먼 셰퍼드 (German Shepherd) – 여전히 농촌/교외 지역에서는 최애견. 충직함과 우수한 훈련 능력으로 독일 반려견 문화 불변의 아이콘.
4. 닥스훈트 (Dachshund) – 긴 몸통과 짧은 다리 때문에 ‘소시지 개’라 불리며 독일인의 오랜 친구. 원래는 오소리를 사냥하기 위해 탄생.
5. 라브라도 리트리버 (Labrador Retriever) – 온순한 성격과 놀라운 지능으로 가족 단위 가정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품종.
★ 독일인이 선호하는 견종 변화는 곧 생활 방식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과거 교외 단독주택과 넓은 마당에 맞춘 대형견에서, 오늘날 도시 아파트와 바쁜 일상에 적합한 소형견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뚜렷합니다.
프랑스 : 불도그와 푸들의 환상 ‘투톱’

프랑스의 국민 견종은 단연 프렌치 불도그입니다. 파리의 좁은 골목과 작은 카페에서 태어난 이 강아지는, 프랑스인의 ‘시크한 도시 라이프’를 대표합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품종이 있습니다. 바로 푸들(Poodle). 사실 푸들의 기원은 독일이라는 설도 있지만, 프랑스에서 귀족과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우아한 프렌치 스타일’을 입었습니다.
영국 : 왕실이 선택한 ‘코기’

영국은 뱐려견 품종의 백화점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건 단연 웰시 코기(Welsh Corgi)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30마리가 넘는 코기를 키운 것은 유명한 일화이기도 합니다. 또한 영국은 불독(Bulldog)과 잭 러셀 테리어, 잉글리시 코커 스패니얼 같은 토종 견종이 많아 ‘견종 종주국’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 카네 코르소의 위엄

이탈리아는 대형견의 고향입니다. 특히 카네 코르소(Cane Corso)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 견종으로, 로마 병사들과 함께 전쟁터를 누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듬직한 수호자로 가정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스페인 : 이비자 사냥개와 그레이하운드

스페인에서는 포덴코 이비센코(Podenco Ibicenco)가 대표적입니다. 이비자 섬에서 토끼 사냥에 활용되던 날렵한 사냥개입니다. 또한 스패니시 그레이하운드(Galgo Español)도 빠질 수 없습니다. 다만 이 품종은 불법 사냥과 유기 문제로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 전역에서 구조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스위스 : 알프스의 영웅, 세인트 버나드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설산에서 길 잃은 등산객을 구조하던 세인트 버나드(St. Bernard). 목에 작은 술통을 달고 눈보라 속을 누비는 이미지가 전설처럼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가족용 대형견으로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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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록 : 독일에서 만나는 ‘이색 반려동물들’

흥미로운 건, 독일 사람들의 반려동물 사랑이 꼭 개와 고양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독일은 유럽에서도 이색 반려동물 보유율이 상당히 높은 나라로 꼽힙니다.
1. 파충류 : 도심 속 작은 사막
베를린과 함부르크에는 파충류 애호가 모임이 활발합니다. 이구아나, 카멜레온, 뱀을 키우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 독일의 작은 아파트 생활에 의외로 잘 맞음
• 알레르기 걱정이 적음
• 특이한 취향을 드러내는 ‘개성의 상징’이 되기도 함
2. 거북이 : 독일에서도 장수의 상징
독일에서는 육지/수생 거북이도 많이 키웁니다. 거북이는 대표 장수 동물로 심적 안정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 30년째 육지거북이를 키우는 70대 독일인은 매년 거북이 생일을 가족과 함께 축하합니다. 이는 거북이가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닌,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3. 앵무새와 이국적인 새들
라인강변이나 슈투트가르트 교외를 가다 보면, 이국적인 앵무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는 ‘탈출한 반려 앵무새들이 자연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일부 독일인들은 여전히 앵무새를 가족처럼 키우며, 특유의 말재주 때문에 ‘대화형 반려동물’로 여깁니다.
4. 토끼와 기니피그 : 독일 아이들의 첫 반려동물
독일 가정에서는 개 대신 토끼나 기니피그를 먼저 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관리가 비교적 쉽고,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가르치는 교육적 의미도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독일 동물보호법은 토끼와 기니피그를 최소 두 마리 이상 함께 키우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외로움 방지법’이라 부를 만할까요?
5. 고슴도치 : 뒷마당의 불청객에서 반려동물로
독일 주택가에서는 여름밤마다 고슴도치가 출몰합니다. 원래 야생 동물이지만, 다친 고슴도치를 구조해 집에서 돌보다 정식 반려동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독일의 동물보호 문화가 반려동물의 다양성까지 넓혀주는 사례라 할 수 입습니다.
6. 양서류와 수생동물 : 작은 생태계의 친구
도심 수족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롱뇽, 개구리, 가재 등은 독일 가정에서 미니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는 인기 아이템입니다. 또한 조용하고 평화로운 관찰 중심의 취미로 적합하여 독일인들의 과학적, 자연 친화적 성향과 맞아떨어집니다.
반려견과 이색 반려동물은 단순히 귀여운 존재를 넘어, 각 나라의 삶의 방식, 역사, 문화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독일의 소형견 선호는 도시화와 직결되고, 스페인의 그레이하운드 논란은 사회 문제로 이어집니다. 또한 파충류와 고슴도치를 키우는 독일인의 취향은, 다양성과 개인주의를 중시하는 독일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 작성: 오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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