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모든 것 리뷰

독일 사는 이야기-애증의 독일어 ( feat. 눈 온 이른 아침)

inlove99 inlove99 · 2021-01-12 12:26 · 조회 539

추억하며.. 그리고 오늘..

 

10년 전의 이야기이다.
결혼하기 전 남편이 부탁한 '이것만은 꼭 해줘' 리스트에 운전면허와 요리가 있었다. 요리? 그까짓 거..  닥치면 하겠지 해서 일단 무시하고 운전면허 개인과외를 받아 가며 돈을 쏟아부으며 몇 개월 만에 면허증을 땄다.  실기 한번 떨어지고 붙기가 상당히 ㅎㅎ 어려운데 내가 그걸 해냈다.
대신 옆에서 체크해준 운전면허 시험관 아저씨의 마지막 말 " 운전을 왜 그렇게 해요? !!!! 에잇" 하시며 문을 딱 닫고 나가셨다.
시동이 꺼지거나 선을 밟거나 한 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합격증을 주셨다 . ㅎㅎ

독일어!! 독일어는 남편이 주문하지 않았다. 오면 무조건 하게 되니 걱정 말라면서.
결혼하고 며칠 후에 독일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은 바로 독일어를 시작하라며 학원에 친히 등록시켜주었다.
하지만 나는 오랜 직장인으로 지내왔기에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며 신혼을 즐기고 싶었다.
결국, 억지로 떠밀려서 하게된 공부는 절실함이 없었기 때문에 공부를 잘할 리가 없었다.

독일어 공부를 오랜 시간 이어가지 못한 가장 중요한 이유에는 '절실함'이 없었던 것이었고 그다음으로는 영어였다. 영어를 공부했던 나의 과거 때문에 독일어로 어떻게 해서든 말을 하고 사용해야 하는데 바로 영어를 사용하니, 독일어가 늘리가 없었고 아이 친구들의 엄마들도 영어를 좋아해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영어가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독일어에 도움이 안되는구나.. ㅜㅜ

그렇게 그 황금 시간이 지나 아이를 갖게 되고 연년생으로 또 둘째가 태어나고 독박육아가 시작이 되었다. 육아를 하면서 지친 내 몸뚱아리 돌보느라 공부는 아예 생각도 못했다.  산후조리는 우주로 가버리고 친정찬스 없이 아이를 키우는것 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독일어 공부는 사치였고 그나마 아이들이 어려서 독일어에 대한 큰 어려움과 스트레스는 다행히 없었다.

하지만 이제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면서 아이 부모님들과의 대화, 선생님들과의 상담,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독일에 살게 된 것이 이제 10년차인데 아직도 떠듬거리는 독일어가 쥐구멍에 숨고 싶을 정도로 창피해졌다.

하루는 둘째 아이의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아이 친구 엄마를 만났다. 인사를 나누며 대화를 시도해다.

나: 너는 집에서 뭐해?

친구엄마: 나? 나는 집에서 애보지. 애만 봐.

나: 엇.. 근데 독일어 왜이렇게 잘해? 학원다니며 배웠어?

친구엄마:  아니? 나 학원 절대 안 다녀.

나: 그럼 어떻게 이렇게 잘해?

친구엄마: 응 ~ 애들하고 키카(아이들이 보는 만화) 보다가 나 어느새 이렇게 늘었어. 너도 키카 하루종일 봐봐.

나; ........

쥐구멍.. 쥐구멍..

지금의 나는 어떨까? ?
나는 이 코로나 기간에도 야간에 독어학원을 간다. 너무 절실해서..  하루에 4시간씩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간다. 그리고 나는 내 반에서 우등생이다. 쉬는 시간에도 나는 일어나지 않는다. 무조건 단어외우고 공부하고... 하루는 선생님이 제발 쉬는 시간에는 어디좀 갔다 오라고 했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나는 이 15분에 또 공부를 해야 한다고..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울고픈 나의 현실.

오랜만에 내린 흰 눈..  이른 아침 산책하러 나가는데, 둘째가 신이나서 눈을 반짝거리며 눈을 굴리면서 같이 가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갑자기 내 눈앞에 아주 커다란 눈덩어리를 아이가 아닌 내가 굴리는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눈 보고 이뻤는데 갑자기 또 나가지도 않았는데 피곤해진다. ㅎㅎ

제발 굴리면서 가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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