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탁코리아 화요 인터뷰입니다.
베를린에서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근무중이신 안지현님을 인터뷰하였습니다. 한국의 경력을 살려서 독일 병원에 간호사로 재취업 한 이야기, 매일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면서 드는 생각들, 경험 그리고 한국에서 독일로 간호사로 도전 하고 싶은 분들께 전하는 메세지까지, 끝까지 읽어봐주시고요 안지현 간호사님 많이 응원해 주세요~
구코) 안녕하세요. 간략히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안지현 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교 졸업 후에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10년 이상 근무를 하다가 노후에 대한 생각을 심각하게 해 본 후 독일의 사회정책이 맘에 들어서 독일로 이민을 결정하고 2017년 7월에 독일로 왔습니다. 독일에 와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한국 행 고려를 여러 번 했었지만 독일에서 취업을 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이렇게 구텐탁 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네요.
한국에서 오랜 시간 간호사로 일 하시다가 독일로 와서 같은 직종으로 취업 도전을 결심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독일에 처음에 올 결심을 했을 때는 여러 가지 옵션을 생각하고 왔다가 그 중에 다른 공부를 전공하고 독일에서 취직을 하려고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독일과 한국의 공부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가 너무 적어서 유학원 상담도 해봤는데 저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아서 포기했다가 우연히 독일에서 간호사 인증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좀더 빨리 독일에 적응 할 수 있다는 장점과 계속 해왔던 일이기 때문에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간호사로 취업하는 것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에 와서 어떻게 취업 준비를 하셨나요? 언어 공부부터 병원 취업까지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독일에서 비EU국가의 외국인으로서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독일에서 인정하는 간호사인증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이것을 결정하는 기관이 각 주의 의료관련 시험을 주관하는 곳인데 이 곳에 서류를 제출하면 거기에서 지원자의 경력에 따라서, 6개월~1년의 추가 교육과 시험을 봐야 하는지 혹은 교육기간 없이 시험만 보면 되는지를 결정합니다. 저는 경력을 인정받아서 시험만 보면 되어서 다른 사람 보다 빨리 일 할 수 있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어학은 B2수준 이상을 요구해서 어학원에서 공부했고 COVID 와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험날짜가 미뤄지고 합격 후 면허증을 받기까지 또 시간이 걸려서 어학 A1부터시작해서 면허증을 받기까지 거의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병원취업은 생각보다 많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친구의 추천으로 지금 일하는 병원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고 지원한 병원과 부서가 자기의 생각한 것과 맞는지 4시간 정도 일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년간의 어학을 했을 지라도 병원에서 독일어로 일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16년의 경험과 3년의 독일어가 합쳐져서 슈퍼 파워가 나오는 건가요? ^^
슈퍼파워가 나왔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학과정은 진짜 어학 자격증을 따는 수단으로서의 기능이었습니다. 가끔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나는 알고 있는데 그것을 말로 설명을 못할 뿐인데, 동료들은 내가 그 상황을 모르는 것으로 이해할 때 힘들었어요. 그나마 임상에서 오랫동안 일한 것이 동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독일어는 더 많이 배우고 실력이 늘어야 하지만 독일은 한국과 많이 다른 분위기여서 대부분의 동료들이 많이 배려해줍니다. 천천히 말해주고 이해했는지 이해 못했으면 다시 얘기해주고 이런 부분에 많이 감사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병원에서 일하고 계신 부서와 담당 업무는 무엇인가요?
현재 저는 심장, 신장 내과 중환자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주로 담당 업무는 기본적인 간호부터 시작해서 각종 기계를 가진 환자들을 간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중환자실에 계시다 보면 우리가 뉴스를 통해 보는 것과는 다를 것 같은데요, 코로나 중환자실의 하루는 어떤가요?
저의 병원은 COVID 환자를 담당하는 센터가 따로 있는데 COVID 환자가 증가하면서 센터의 자리가 부족하면서 제가 근무하는 중환자실의 반, 10개의 침상을 COVID 환자를 위해 할애하게 되어서 저도 COVID 환자를 간호하게 되었습니다.
COVID 중환자실의 하루는 기존의 중환자실 보다 조금 더 긴박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중환자실 자체가 긴장되고 긴박한 의료행위가 필요한 환자들이 있는 곳이 지만 COVID환자는 조금 더 긴박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더 많이 긴장 할 수 밖에 없고 많은 보조장치들이 환자의 생명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많은 일손이 필요로 됩니다. 하지만 일손이 더 추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하는 일이 많은 것 또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의료인들이 한국처럼은 아니지만 마스크, 보호복 등을 입고 환자치료에 참여하는데 마스크를 계속 쓰고 일해야 하기 때문에 귀통증과 숨쉬는데 불편한 상황이 항상 있고 또 나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동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어려움들 보다 더 힘든 것은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다가 호전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의료진들이 치료에 전념하는데 생각만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코로나 치료약이 없는데요,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다른 종류의 약물치료가 진행이 되나요?
내 환자의 증상에 따라 기존 질병유무에 따라 다른 치료를 하게 됩니다.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보조장치를 적용하는 것도 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하고 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모든 치료를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중환자실에 왔다가 병세가 호전이 되어서 일반 병동으로 다시 옮기시는 분들은 많나요?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아쉽게도 많지 않습니다. 손에 꼽을 정도인 것 같아요. 하지만 확실한 데이터는 아니니 참고만 해주세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기에는 코로나19는 나이든 사람한테만 위험하고 젊은 사람한테는 그냥 독한 감기 수준이다, 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매일 중환자들을 간호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물론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고 또 쉽게 나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그건 다 각자의 상황에 따른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젊은 30대 환자가 COVID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경우도 있고 젊고 기존 병력도 없던 사람인데 결국엔 안 좋은 결과를 보게 되는 경우도 있기때문입니다. 그리고 의료진중에도 환자를 치료하다가 감염됐다가 완치가 되어서 업무에 복귀한 동료들 중에 COVID가 더 이상 positiv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호흡곤란을 계속 호소하는 동료들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업무로 복귀를 하지 못하는 의료진도 간혹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 있게 안전하다고 말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젊은 사람들이 독감 같은 수준으로 지나간다 하더라도 자신 때문에 감염되어서 고생하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서 정부에서 권장하는 사항은 꼭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지켜주는 바람에 환자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행복한 일이지요.
베를린에서의 병원 밖의 삶은 어떤가요?
저는 베를린에 취업 때문에 오게 되었는데 COVID상황이어서 사실 베를린도 아직 다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안타깝지만 이 상황이 지나고 나면 할 일이 많아 질 것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병원 밖에서는 더 이상 병원 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뭔가 흥미로운 것을 찾고 있는데 아직 상황이 그런지라 찾지 못하고 있어요. 빨리 찾을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3년전 큰 결심을 하고 온 지금 큰 관문 하나는 통과를 했는데요, 스스로에게 뿌듯하시겠어요, 비슷한 조건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독일 간호사 증명서를 받았을 때는 정말 뿌듯했지만 지금은 다시 병원에 적응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서 만약 잘 적응한다면 뿌듯함을 더 오래 간직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간호사로서 독일에서 일하고 싶어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본인이 진짜 독일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를 먼저 찾고 오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독일은 미국처럼 보수가 높지 않습니다. 만약 한국의 보수와 근무조건에 만족하지 못해서 외국에서의 취업을 고려하는 상황이라면 미국을 더 추천합니다. 여기는 보수가 한국과 비슷하던지 못한 경우기 때문에 급여수준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근무 조건은 훨씬 좋아요, 저는 많이 만족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간호용어가 미국과는 다르지 않기 때문에 덜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독일에서는 독일어로 된 간호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급한 상황에서 자꾸 영어가 튀어나와서 당황스러운 적도 많습니다. 만약 독일에 올 것을 결심하셨다면, 결심하면서 한국에서부터 언어를 시작하시고 오신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너무 용감하게 독일에 온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도 그 부분이 많이 후회됩니다. 언어는 힘이라는 것을 생활 할수록 생각하게 됩니다.
다들 잘 하시겠지만 저 같이 용감함 만 가진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말씀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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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힘들게 일하시고 애써주시는 의료진 분들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고 또 마음이 아픕니다. 너무 죄송하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