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 피해간 독일 경제,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 9가지 경제 분야의 장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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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분기에 독일 총생산량 다시 성장세로 돌입
에너지 분야 내년 침체 예상, 부동산 분야는 호황

독일이 경제 공황을 가까스로 비껴갔다. 올해 두 분기간 국내 총생산량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삼분기 7~9월에 0.1%의 성장률을 보였다. 세 분기간 성장률 저하가 지속할 경우 이를 경제 공황으로 분류하는데, 독일은 가까스로 이를 모면한 것이다. 하지만 독일 연방 경제부 장관 페터 알트마이어(Peter Altmeier)는 독일 언론 ARD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독일 경제가 형식상 공황에 처해있진 않지만, 성장률이 여전히 미약하다”며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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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DekaBank의 경제 전문가 안드레아스 쇼이얼레(Andreas Scheuerle)는 독일 언론사 Spiegel에서 독일이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이유로 너무 많은 투자와 개혁이 기획만 됐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세계의 불안한 정세, 그리고 독일이 가장 내세우는 자동차 산업의 시장 불안을 뽑았다. 따라서 독일의 여러 경제 분야 가운데 아직 긴장해야 할 분야가 있고 호황을 누리는 분야도 있다. 자동차, 기계, 제약, 금융, 에너지, 항공, 소매, 부동산, 그리고 식품 총 9가지 분야에서 현황과 장래에 대해 전문가가 주로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정리해본다.

일단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 자동차 업체는 서로 합병하거나 협력을 통해 살아남고자 몸부림을 치고 있다. 특히 많은 업체가 전기 자동차와 무인 자동차, 그리고 디지털화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디젤 사건과 미국의 무역 제재로 인해 쉽지만은 않은 상태다. 따라서 2020년에 전개가 어쩌느냐에 따라 독일 자동차 업체의 미래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계 제작 산업은 8월부터 침체를 보이더니 9월엔 4%가량 일감이 줄어들었다. 현재 독일 기계의 수요 대부분은 유로존 내에서만 있을 정도로 낮으며, 세계 시장의 불안 외에도 자동차 업체의 침체가 큰 타격이 되었다. 올해 이 분야에서 생산력은 2% 감소했는데, 이는 작년 2018년에 천만 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도 2%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심각한 수치다.
화학과 제약 업체도 심각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이 분야에서 변환점이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9개월간 계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독일 업체가 점점 위축되고 있으며, Bayer의 경우 유해 물질이 제품에서 검출된 이후로 연이은 소송에 걸려있다. 하지만 대규모가 아닌 소규모로 약국 등에서 직접 이뤄지는 거래에선 아직 여전히 매출이 좋은 상태다.
금융 업체도 2020년에 힘든 해를 예상한다. 대체로 낮은 이자율, 급감하는 수익과 높아진 관리 비용 이 세 가지가 주요인으로 뽑힌다. 많은 소규모 은행은 합병이나 지점을 줄이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와 콤메르츠방크(Commerzbank)도 올해는 실현되지 못했으나 내년에 합병이 또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유로 연합에서 은행 연합(Bankenunion)을 추진하지 않는 한 해외 은행과 합병이 불가능하기에, 두 은행은 서로 외에 다른 합병 파트너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 두 은행의 약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는 분야는 에너지 공급 분야다.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많은 발전소가 문을 닫거나 발전소 건축 절차와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져서 심지어는 수천여 명의 감원을 계획하는 것은 일반이고 파산 신청을 염두에 두는 업체도 많다. 또한 재생 에너지를 쓰는 풍력발전소도 이번 정책으로 그다지 혜택을 받지 못해 오히려 수많은 기업이 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그래도 2020년에 에너지 업체가 주 논란의 주제로 떠오를 수도 있다.
항공 업체는 침체기에 들진 않았으나, 앞으로 전망이 어두워질 것으로 예측하는 여론이 늘고 있다. 삼분기에 승객 수가 크게 줄었으며, 운송업에선 올해 계속 수익이 줄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항공료 세금 인상 등 정치적인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항공 협회 ADV는 항공 분야에서 침체기가 이미 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루프트한자는 여전히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저가 항공사도 Ryanair는 비록 항공기 운항 수를 줄였지만 Easyjet는 오히려 늘리는 등 딱히 일방적인 침체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외에 소매업도 형편이 현재는 다른 분야에 비해 낫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컨설팅 업체 Earnest&Young은 이번 성탄절 소비가 또 한 번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추세를 볼 때 점점 많은 소매업이 큰 도심 내 거리나 인터넷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어서, 독일 소매업 협회(Hauptverband des Deutschen Einzelhandels)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 20여 년간 31.9%에서 16.2%로 감소했다. 한편 체인점과 온라인 시장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는 요즘 소비자의 취향이 변해 까다로워지고 싸고 다양하며 편한 것을 요구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어느 분야 중에서도 부동산 시장은 호황이다. 하지만 이는 주택 부족과 낮은 이자율로 비롯된 것으로 여러 요소와 복합되어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계속해서 새건축이 이어진다면 다른 요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복잡하고 긴 건축 허가 절차가 재편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식품 업체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최근에 Wilke의 불량 식품 문제가 크게 화제가 됐지만, 지난 8개월간 이 분야의 총 수익은 1.7% 상승했다. 이는 여전히 굳건한 독일인의 소비력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며, 특히 고가의 고품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독일의 성장률은 0.5%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2020년엔 0.9%의 증가세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도 현재처럼 실업률이 늘지 않을 경우에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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