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사상 가진 독일인의 범행으로 밝혀져
수십 명 학살 가까스로 모면
지난 10월 9일 오후에 작센안할트(Sachsen Anhalt)주의 할레(Halle)에서 27세 독일 국적자 슈테판(Stephan B.)씨가 유대인 회당을 테러한 혐의로 체포됐다. 용의자는 회당을 습격해 총격을 가하려 했다가 실패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 두 명을 사살했다. 이날은 유대인의 명절 속죄일(Jom Kippur)이라 70~80명의 유대인이 회당에 있었는데, 회당의 문이 굳게 잠겨있던 덕분에 학살의 참상은 면할 수 있었다. 이 일로 내무부 장관이 10월 10일 할레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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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는 일단 한 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네오나치 집단 등의 조력자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는 해당 회당에 진입하려 했으나 문이 잠겨 있어 진입에 실패했고, 결국 테러가 실패하자 길거리에서 총을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케밥 식당에 있던 한 남성과 근처에 있던 한 여성이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이후 그는 경찰차를 향해서도 난사를 했다.
용의자는 극우 사상에서 비롯한 음모론을 믿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 영상을 찍어서는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에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영어로 홀로코스트 사건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고 유대인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은 얼마 뒤 삭제됐다.
해당 사건이 터진 직후 조력자나 협력 범죄자가 있을 것을 우려해 경찰은 시민들에게 집에서 머물 것을 권했고, 회당에 모여있던 유대인들도 밤까지 경찰의 경호 하에 회당을 나서지 못했다. 총격이 있던 곳은 할레뿐만이 아니었다. 15km 떨어진 지점의 란드스베르그(Landsberg)에서도 총격이 있어서 모든 건물이 다음 날 아침까지 통제됐던 바가 있다. 아직 자세한 정황에 대해서 경찰은 밝히지 않고 있는데, 다만 현재 폭발물을 설치한 정황이 예상되고 있어 이를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비록 사상자는 적었으나 매우 참혹한 테러 계획이 있었다는 점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독일 유대인 최고 위원회장 요제프 슈스터(Josef Schuster)는 지난 수년간 있던 유대인 혐오 공격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말하면서 “속죄일 같은 명절에 경찰이 회당을 전혀 보호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유대인 혐오 범죄에 대해서 지난달 여러 번 언론과 정치계 가운데서 여러번 거론되고 있었다. 할레의 유대인회에서도 경찰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면서, 신고 후 경찰이 오기까지 10분 이상이 걸렸다고 비판했다.
당일 라이프치히(Leipzig)에서 동독 평화 시위 30주년을 맞아 연설하던 독일 연방 대통령은 이 사건을 거론하며 유대인과 연대할 것을 촉구했고, 이 행사에서 사건 희생자를 위한 묵념의 순서가 진행됐다. 수상 메르켈도 당일 저녁에 베를린(Berlin)의 신회당(Neue Synagoge)에서 열렸던 연대 행사(Solidaritätsveranstaltung)에 참가했다. 이 외에 외무부 장관과 카톨릭, 개신교 협회에서도 애도와 유대인과의 연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공표했다. 이스라엘 대통령 레우벤 리블린은 독일에 유대인 혐오에 강력한 법적 조처를 취해 싸워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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