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싫어도 나빠지는 노동 시장이라 환영
이주 노동자 인식 낮아져, 난민과 이민자 구별 필요
독일의 경기 장래가 어둡다는 보도가 근래에 부쩍 늘었다. 실업자 수도 계속 늘었다. 8월에 들어 44,000여 명이 늘어났다고 한다. 현재 독일 실업자 수는 총 230여 만 명이며 이는 약 5.1%의 실업률이다. 그나마 근로자의 수는 계속 상승 중으로 작년 대비 374,000여 명이 늘어났고, 현재 3,400만여 명이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노동 수요 지수(Stellenindex)는 242포인트로 지난해 대비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러한 노동 시장의 상황도 이민자의 변동과 무관하진 않을 것이며, 실제로 이민자에 대한 독일인의 입장이 경제적인 상황으로 인해 이중성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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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베르텔스만 재단(Bertelsmann-Stiftung)이 14세 이상 독일인 2,024여 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인 중 52%는 이민자가 너무 많은 것으로 여겼고 71%는 이민이 사회에 피해를 준다고 여기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65%는 이민이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답변자 중 63%는 너무 많은 이민자가 독일의 가치관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여겼으며, 64%는 교육 문제에, 60%는 거주지 문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며 69%는 이민자와 독일인 사이에 생겨날 다툼에 대해 염려가 된다고 여겼다. 그런 반면 다른 한편으로 64%는 이민자가 고령화 사회의 해답을 제공해줄 것으로 믿고 있었고, 41%는 전문 인력 부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후자의 경우 2년 전만 해도 33%에 불과했으나 근래에 급증한 수치다. 또한, 60% 이상의 답변자가 이민이 삶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고 답했다. 난민 관련해서도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49%가 독일은 더는 난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는데, 2017년보다 5%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에 반해 37%는 난민을 더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극단적으로 이중적인 결과에 대해 조사단은 독일이 이민 문제를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고령화 사회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령화 문제는 젊은 층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서인지 30대 이하의 층에선 이민이 위험보다는 기회가 더 크다고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답변의 성향은 지역별로도 차이를 드러냈다. 가령 동독 지역에선 무려 83%가 이민이 사회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봤고, 서독 지역에선 68%만이 이러한 관점을 공유했다. 경제적인 이점이 있을 거라 답변한 비중도 서독에선 67%지만 동독에선 55%에 불과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민자가 난민인가 아닌가에 따라서도 독일인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이민자의 능력과 실력을 인정한다고 답변한 비중은 45%였는데, 이 수치는 과거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이에 대해 조사단은 이민자 중에 난민의 비중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했다. 난민이 독일의 경제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력이 되려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이러한 분위기가 과거 독일 사회에 일조했던 한국 광부 등의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인지도를 낮춰버렸을 가능성을 조사단은 제기했다. 실제로 독일은 난민의 인력화를 원하고 있으며, 답변자 중 90%는 국가가 난민이 독일에서 빨리 인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았다.
해당 결과를 두고 조사단은 독일의 ‘이민자 환영 문화는 젊다’라고 해석했다. 이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조사 결과가 직접적으로 보여줬듯이 젊은 층일수록 이민자를 덜 배척하고 오히려 환영하는 성향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독일이 이제야 진정으로 이민 사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비록 이주 노동자가 있었지만, 독일인이 ‘이주지’로서 독일을 바라보게 된 기간은 근간 10~15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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