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성폭행 피해자, 트라우마 극복할 가능성 있어 어른과 다른 배려 필요
독일에서 어린이 심리 치료 체제 여전히 개선할 부분 많아
Lügde 캠핑장에서 백여 명의 아동에게 성범죄를 가한 용의자 두 명이 지난 8월 15일에 거의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사건이 마무리가 이뤄지는 가운데 증인으로 나온 33명의 성범죄 피해자에게 범행에 대한 비공개 질의가 마지막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동 의학, 아동 심리 전문가는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아동 피해자에 대한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피해자가 분명 큰 상처를 입었기는 했지만, 이들을 주변에서 회생이 불가능한 ‘희생자’로 취급하진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 치료사는 피해 아동이 현재 상황을 극복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피해자가 비관적인 사고 없이 앞으로 사회에 적응하고 삶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실제로 성폭력을 겪은 아동 중 삼 분의 일은 2년 이내에 회복해서 일반인과 같은 삶을 산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그만큼 어린이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강하고 받은 피해보다 더 어려운 것을 극복할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중요한 것은 개인마다 차이가 크다는 점과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에겐 장기적인 지원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렇다 해서 어린이 피해자와 어른 피해자를 동급 취급하면 안 된다. 전문가는 독일의 심리 치료 시설이 마련은 되어 있지만, 어린이 치료 시설은 어른 치료 시설보다 뒤로 밀리는 경향이 여전히 강하다고 보고 있으며, 어린이 치료는 주변 사람과 양육자에 대한 정보를 요하는 등 어른 치료와 다른 점이 많아 이러한 추세는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 있던 사회보상법 개정에서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유엔에서도 2030년까지 어린이 폭력을 줄이기 위해 18~29세 젊은이를 지속적으로 조사할 것을 요구했지만 독일에선 이와 관련된 노력이 체계적으로 진행된 바가 없다. 독일 성인 중 10~14%는 어린 시절 성폭행 경험을 가졌다는 조사 결과까지 있어 이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이번 사건의 조사 과정에 있어서 진술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법원 측에서 어린이 피해자가 받을 심리 치료를 보류한 적이 있어 피해자 부모들이 반발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전문가는 심리 치료가 진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법원의 우려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공공이익이 우선인지 어린이의 안녕이 우선인지는 제대로 판단할 필요는 있다. 이와 더불어 이번 재판 과정에서 어린이 피해자를 여러 번 진술하게 했는데, 이는 대체로 재판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지 않는 폐해에서 비롯됐고, 이것이 어린이에게 가중으로 피해를 줬을 것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독일에선 지역마다 각자 어린이 피해자를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는 있다. 뮌헨(München)의 경우 어린이 피해자는 단 한 번만 재판소 출석을 하도록 정해놓기도 했고, 라이프치히(Leipzig)에선 어린이 피해자를 위한 특별 조사단을 구성해 재판 시 영상 기록을 해놓는 정책을 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전국적으로 이뤄지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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